카드론 대환잔액 1조6953억원
700점 이하 카드론 금리 17%대
500점대 차주는 20% 근접 고금리
대환 재산정 때 이자부담 커질 수도
[헤럴드경제=김서현·정호원 기자] 카드론을 제때 갚지 못해 다시 대출을 받아 기존 빚을 갚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1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대환에 나서는 취약차주가 이미 높은 카드론 금리를 부담하는 가운데, 대환 과정에서 조건에 따라 금리가 재산정되면서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9개 카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6953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3817억원보다 22.7% 증가했다. 2024년 말 1조6467억원과 비교해도 2.9% 많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기존 카드론 상환이 어려운 차주가 다시 대출을 받아 기존 채무를 갚는 방식이다.
대환 과정에서 대출 조건이 다시 정해지면서 차주에 따라 기존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카드론 대환은 일반적인 ‘저금리 갈아타기’와 달리, 기존 카드론을 정상적으로 갚기 어려운 차주의 만기를 늘려 당장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성격이 강해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대환은 상환능력이 떨어진 차주에게 만기를 연장해 상환 가능성을 높여주는 성격”이라며 “대환을 받는 시점에는 이미 기존 대출을 정상적으로 갚기 어려워 신용도나 부채 여건이 악화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상태에서 금리를 다시 산정하다 보니 기존보다 금리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론 자체의 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700점 이하 평균금리는 우리카드가 18.42%로 가장 높았고 신한카드 17.20%, KB국민카드 16.90%, 하나카드 16.48% 순이었다. 501~600점 구간에서는 우리카드가 19.18%, 신한카드 18.08%, KB국민카드 17.98%, 하나카드 17.92%였다.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에게는 20%에 근접한 고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일례로 KB국민카드는 신규 카드론 금리 하한선을 연 3.9%로 두고 있지만, 대환대출은 연 7.5%부터 적용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그대로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환 시점의 차주 조건을 다시 심사해 새로 대출을 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도 다시 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환은 차주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조건이 달라진다”며 “금리를 낮추는 대신 한도가 줄어들 수도 있고, 반대로 한도를 늘리는 대신 금리가 높아질 수도 있어 대환 자체를 금리 상승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대환대출 잔액 증가와 저신용자의 높은 카드론 금리가 동시에 이어지는 점은 취약차주의 상환여력 부실을 보여주는 신호로 꼽힌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대환으로 당장의 연체를 피하더라도 소득이나 상환능력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금리의 채무가 장기화하면 차주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이 누적될 경우 카드사의 연체율과 자산건전성에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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