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국 통상장관·국제기구 고위급 집결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국제행사 의미
한국, 미·중·일 등 15개국과 양자회담
한미 관세 협상 가를 분수령 될 듯
![정인교(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2025 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리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부부장과 면담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5/news-p.v1.20250515.dc09176bb93546b88a0c7b27680793df_P1.jpg)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가 15~16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제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는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파푸아뉴기니, 필리핀, 멕시코,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등 15개국과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15일 오전 시작된 한중 양자회담에는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리청강(李成鋼)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대외적으로 ‘통상장관’ 직함을 가진 정 본부장은 APEC제주 통상장관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한중은 이번 회담에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점검 ▷제네바 미중관세협상 결과 청취 ▷한중 공급망 안정화 방안 논의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뤘다. 한중일 FTA 협상은 과거 논의가 이뤄졌지만 뚜렷한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2019년 중단된 상태다. 한중일 FTA 협상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중국 측은 우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결과도 전했다. 미중은 제네바 회담에서 상대국에 부과한 관세를 90일간 각각 115%포인트 내리기로 합의하고 대중, 대미 관세를 각각 30%, 1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오후에는 정 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정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 회담에는 한미 관세협상보다는 APEC 제주 통상장관회의 의제로 안건이 진행된 예정이다. APEC 제주 통상장관회의 의제는 무역 원활화를 위한 혁신,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 등으로 세션별 토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16일 오후 진행되는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과 그리어 대표의 양자회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24일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한·미 2+2 장관급 통상 협의’ 이후 약 20일 만이다. 이번 만남을 우리나라는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7월 8일까지 상호·품목 관세 폐지를 위한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 협상 성사 여부를 가를 중간 점검 무대로 삼고 있다.
통상본부 한 관계자는 “한미2+2 고위급 관세협의를 가진 후 양국 고위급 회동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이번 그리어 방한에 맞춰 안 장관이 만나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현재 한미 통상당국은 관세·비관세,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분야에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 측은 이번 회담에서 조선·에너지 등 산업 협력안을 제안하며 미국의 상호관세 면제와 주요 산업 품목 관세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지난 5일 ADB 연차총회가 열린 밀라노에서 미 재무부의 로버트 캐프로스 국제차관보(대행)과 만나 1시간가량 환율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날 전해졌다. 미국이 달러 약세를 위해 무역협상에서 여타 국가의 통화 강세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이날 야간거래에서 원화가 강세를 나타냈다가 15일 오전 9시 현재 강세 흐름이 제한됐다.
일본과의 양자 회담은 16일 오전 예정돼 있다.
이번 APEC 회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각국의 통상장관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통상 관련 의제를 조율하는 자리지만, 시기적으로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열리면서 각국이 활발한 양자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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