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 펀더멘털 개선 기대

韓은 단기 정책 수혜 영향

유틸리티 종목들이 한국과 미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둘 다 관세에서 자유롭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미국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구조적 수혜 기대로 오르는 반면 한국 유틸리티는 단기 정책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어 투자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지난해 약 23% 상승한 미국 유틸리티 업종은 올해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 유틸리티 ETF인 ‘S&P500 UTILITIES SELECT SECTOR SPDR(XLU)’는 연초 이후 6% 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 S&P500과 나스닥이 각각 횡보하거나 소폭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특히 지난달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압박으로 시장이 크게 흔들렸지만 유틸리티 업종은 비교적 충격을 덜 받았다.

국내 유틸리티 종목들도 비슷하다.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유틸리티업종은 올해 들어 19% 가량 상승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률의 2배 이상이다.

유틸리티 업종은 기본적으로 관세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과 미국 증시에서 모두 주목을 받았다. 특히 관세에 민감하게 반응한 미국 증시에서 유틸리티 기업들은 미국 내 인력과 자재, 에너지를 활용해 투자를 하고 있던 만큼 관세 폭풍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의 피난처로 여겨졌다.

이처럼 변동성 장세에서 방어력의 이유는 같은 반면 상승 동력은 확연히 다르다.

미국 유틸리티 기업들은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에 따른 데이터센터 확대, 미국으로의 제조업 회귀 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라는 펀더멘털 개선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전력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해 지난 10년 연평균 증가율 0.6%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한국 유틸리티 종목 주가는 펀더멘털 요인보다는 정책 수혜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한반도 에너지 고속도로, RE100 산업단지 등 기후에너지 관련 정책 공약을 적극 내놓고 있다. 또 전기·가스 요금 현실화 가능성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기대도 꾸준히 유틸리티 종목들을 떠받치고 있다.

하지만 정책 공약에 따라 지나치게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일부 유틸리티 종목이 단기 급등락을 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한국전력은 지난 13일 분기 최대의 1분기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당일 4% 이상 크게 하락했다. 정책 수혜와 전기요금 인상 기대로 주가가 크게 뛴만큼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국내 유틸리티 종목은 중장기적으로 실질적인 제도 변화와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어지는지를 지켜보며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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