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산 찾아 “국난 극복”

김문수, 경남서 “산업 살리기”

이준석, 울산서 “보수의 노무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4일 부산시 남구 유엔기념공원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4일 부산시 남구 유엔기념공원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진주시에서 강민국 의원으로부터 모형 마패를 받고 있다. [연합]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진주시에서 강민국 의원으로부터 모형 마패를 받고 있다. [연합]

제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인 14일 주요 후보들의 발걸음이 일제히 부산·경남·울산(PK)을 향했다. 전날 대구·경북(TK)에서 한 차례 격돌했던 후보들은 이날도 지역 표심에 호소하며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압도적 승리가 목표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동진(東進) 전략으로 ‘산토끼 잡기’에 나선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전통적인 보수 텃밭을 누비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보수의 노무현’을 구호로 보수 표심 균열을 본격적으로 공략했다. ▶관련기사 5·6면

이 후보의 이날 동선은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부산진구를 거쳐 경남 창원과 통영, 거제 일정으로 채워졌다. 15일에는 전남을 향할 계획으로,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이어받아서 국난극복의 의지를 되새기고, 동남권·호남권 발전과 통합을 이루겠다는 후보의 강한 포부가 담긴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부산에서 일정을 마무리한 김 후보는 이날 경남 진주 진주중앙시장과 진주광미사거리에서 유세를 펼친 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이자 성과인 우주항공청이 있는 사천을 향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통한 일자리 창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두산에너빌리티 등 지역 기업 방문 일정도 포함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산업 살리기, 기업 돌보기 유세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대한민국 근대 기업의 발상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삼성, LG, GS 등 큰 기업의 창업주들이 진주 출생”이라고 부연했다.

이준석 후보는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부산시 유림회관을 시작으로 부산대에서 ‘학식먹자 이준석’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는 지역 종교 지도자와 만나고, 전통시장과 서면 젊음의거리 집중유세 일정으로 채웠다. 이 후보의 부산 방문은 지난 11일에 이어 사흘 만이다. 당시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공터 연설’을 했던 강서구 명지시장에서 “그분의 고뇌를 저도 어느 정도 계승해 보고 싶다”고 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전날 부산이 정치적 고향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이 자신을 공개 지지하자 “40대 기수론의 공인된 계승자라는 심정으로 그 뜻을 잊지 않고, 저 역시 정치개혁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고 화답했다.

대선 후보들이 PK 표심 잡기에 나선 배경에는 매 선거 때마다 출렁이는 민심이 있다. 국민의힘은 2022년 20대 대선 PK에서 과반 이상 득표를 얻었고, 2024년 22대 총선에서 PK 의석 40석 중 34석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치러진 올해 4·2 부산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김석준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서 민심 이반 신호가 명확하게 감지됐다. 김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