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승인 안 나 대출접수만
“분양권 포기 사례 생길수도”
![파주 운정신도시 야당동 내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2/news-p.v1.20250512.d6886006ed8c47e6a67e9e929ce3f320_P1.jpg)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수도권 신축 아파트의 입주예정자들이 대출 진행과 관련해 은행권에 단체로 민원을 넣는 사례가 발생하며 관심을 끈다.
12일 호반써밋 입주예정자 협의회에 따르면 이들은 은행으로부터 원활한 대출을 받기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국민신문고에 집단 민원을 넣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 달 13일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호반써밋 이스트파크’ 입주예정자 중 ‘디딤돌 대출’을 받아 계약 중도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400여명의 민원이 접수됐다.
생애 최초 디딤돌대출은 정부가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지원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무주택자·저소득 가구가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책 자금 대출이다. 기본금리는 연 2.15%~3% 수준이다.
입주예정자들로서는 대출 심사와 승인까지 최소 한 달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입주 최소 한 달 전인 이달 초까지는 대출을 신청해야 입주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 상황이다. 다만 인근 몇몇 은행들이 접수에 난색을 보이며 입주예정자들은 애가 타고 있다.
호반써밋 이스트파크 입주예정자 A씨는 “파주시에 있는 디딤돌 대출 취급은행 3개 사로부터 모두 취급 중단 통지를 받았다”며 “공공분양 아파트의 생애최초 디딤돌대출을 3개 은행에서 동시에 거절하는 것은 금융감독원의 지시로 의심돼 처리기관을 금감원으로 설정하고 민원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단지는 경기도 파주시 당하동에 있고, 14개 동 총 1110가구 들어서는 대단지다. 이곳의 입주예정자협의회는 분양받은 사람들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로, 입주민 개개인의 요구사항과 권익을 지키고자 지난해 11월 개설된 바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의 일부 인원은 은행들이 디딤돌 대출을 신청하면 후취담보은행에서 본인 실적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대출을 거부하거나 난색을 보였다며 민원 신청 사유를 들기도 했다. 입주예정자 B씨는 “개인적인 사유로 입주 시작일인 13일에 입주가 예약돼 있고, 그에 맞춰 이사 일정 등을 계획해 둔 상황이어서 대출이 매우 중요하다”며 “은행 네곳을 직접 방문해 사정을 말씀드리고 빠른 대출을 부탁드렸지만 후취담보은행에서 거부하거나 승인이 어렵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은행에서는 사용승인이 나지 않은 아파트 대출을 빠른 시일 내에 도와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입주가 진행된 인근의 ‘파주 경남아너스빌’ 아파트의 경우 이러한 집단 민원 사례는 없었을 만큼, 이번 사태에 당혹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매매 잔금을 못 치러 분양권을 포기하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운정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분양 공고가 아직 뜨지는 않았지만, 입주기간이 끝나는 8월 중순에는 계약 해지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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