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 대표회의, 사우나 내 샴푸 등 지급 중단 결정
입주민들 “빈통에 샴푸, 바디워시 펌핑해가기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단지 전경.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9/news-p.v1.20250429.592edcd07cf14b27bd4fb681526ac7c2_P1.jpg)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100억원이 넘는 아파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가 커뮤니티 사우나 내 공용품 지급 중단을 결정했다. 이 아파트는 ▷59㎡(이하 전용면적·24평) 40억5000만원 ▷84㎡(33평) 70억원, ▷116㎡(46평) 80억원 ▷133㎡(52평) 106억원이라는 입이 쩍 벌어지는 신고가를 찍어 화제가 됐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원베일리는 지난달 커뮤니티 시설 사우나 앞에 ‘사우나 공용품 중단 안내’ 팻말을 세워뒀다.
공지에 따르면 “입주자 대표회의 의결에 따라 재고 소진 후 비누, 치약을 제외한 나머지 물품은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초 사우나 내에는 치약, 비누, 샴푸, 로션 등이 배치돼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 측은 앞으로 치약, 비누, 면봉을 뺀 모든 물품을 치우기로 했다.
갑작스럽게 사우나 비품을 치우게 된 데는 일부 몰지각한 주민들의 행태가 원인이 됐다는 게 아파트 주민들의 전언이다.
![원베일리 사우나 앞에 ‘사우나 공용품 중단 안내’ 팻말이 세워졌다. [독자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9/news-p.v1.20250429.a17776af431f4cc7b21d6dc419881938_P1.jpg)
원베일리 입주민 1200여명이 모여있는 SNS 단체방에는 “본인 빈 통 가져와서 샴푸, 바디워시를 펌프질해 가는 사람이나 봉투에 빨래 담아와서 샴푸, 바디워시로 빨래해 가는 사람들을 보면 없애길 잘했다 싶기도 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원베일리 관리업체인 타워피엠씨 관계자도 “일부 입주민들이 공용품을 집에 가지고 가는 사례가 적발됐다”면서 “또 다른 주민들은 개인 용품을 가지고 와서 (공용품이) 쓸모가 없다는 민원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리비용 절감 방안 차원”이라고 전했다.
입주 초반 한달에 150만원이었던 샴푸 등 공용품 비용이 최근 300만원으로 갑자기 증가한 것도 입주민들이 지급 중단으로 뜻을 모으게 됐다.
상황이 이러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나온다. 총 2990가구에 이르는 원베일리에서 공용품 비용이 300만원이 나와도 각자 나눠서 냈을 때 세대 당 한달에 1000원만 더 내면 되는데, 이 비용을 아끼겠다고 일부 주민의 편의를 무시하는 게 고급 주거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다.
![원베일리 입주민 SNS 단체방. [독자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9/news-p.v1.20250429.cc7be5ec59714a47aef440b7693d7a2e_P1.jpg)
강남 고급 아파트들 커뮤니티 사우나에서는 수건 지급 유무도 뜨거운 감자다.
일부 고급 주거단지들의 경우 사우나에서 수건을 지급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없애자는 곳들도 많다. 아파트 관리업체들에 따르면 수건 세탁 비용은 4000세대 규모로 따졌을 때 한달에 약 800만원에 이른다. 강남구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현재 지급 중인 사우나 수건을 지급하지 않을 것을 고민 중이기도 하다.
원베일리 역시 입주 당시부터 사우나 수건을 지급하지 않았다.
원베일리에 사는 40대 직장인 A씨는 “출퇴근길에 들러 사우나를 이용해 왔는데, 수건도 없고 갑자기 샴푸까지 사라지니 불편하다”면서 “집은 100억에도 팔리는데 세대 당 1000원 아끼겠다고 (샴푸를) 없애는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