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 북구 함지산 불… 강풍 타고 확산

야간 산불 대응에 이어 29일 아침 진화 재개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야간에도 확산하고 있다. [연합]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야간에도 확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이틀째 확산하고 있다. 당국은 산불이 민가로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해 전날 야간에도 밤샘 작업을 펼친 데 이어 29일 오전 날이 밝자 진화 작업을 이어갔다. 산불 진화율은 이날 오전 8시를 기준으로 82%를 기록했다.

대구 산불 진화 이틀째… 진화율은 82%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인근 민가로 번지고 있다. [연합]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인근 민가로 번지고 있다. [연합]

29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를 기준으로 노곡동·조야동 일대 산불 진화율은 82%로 나타났으며 산불영향 구역은 260㏊(헥타르), 진화 중인 잔여 화선은 2㎞로 집계됐다.

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대구 북구 노곡동·조야동 산불 현장에 진화 헬기 51대와 인력 1388명, 장비 204대를 순차 투입해 주불 진화 작업에 한창이다.

임하수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9시 대구 북구 서변초등학교 조야분교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늘 중 주불 진화를 목표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기 산불 현장 통합지휘본부장(대구시장 권한대행)은 “다행히 산불이 민가로 번지지 않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화세가 강한 망일봉 일대에 진화 헬기를 집중 투입해 주택가에 산불지연제를 뿌리고 있고 화세가 약한 노곡동과 조야동 일대에서는 잔불 진화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산불 발생 이틀째인 29일 오전 대구 북구 팔달초등학교에 설치된 임시대피소에서 주민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
대구 산불 발생 이틀째인 29일 오전 대구 북구 팔달초등학교에 설치된 임시대피소에서 주민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

앞서 산불은 전날인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산12번지 일대에서 처음 발생했다.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서변동과 조야동 등 민가 지역으로 확산한 산불은 당시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15m에 달했다. 산림 당국은 오후 3시 10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산불 진화에 나섰으나 불이 급속히 번지자 30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당국은 오후 6시께 대응 3단계까지 격상했다. 산불 3단계는 산림 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로 예상 피해 면적 100㏊ 이상, 평균풍속 11m/s 이상, 예상 진화 시간 48시간 이상일 때 발령한다.

소방청도 오후 4시 5분께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이웃한 시도 소방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방화선 구축과 민가 보호에 집중했다. 다만 산불이 계속 확산하면서 서변동 주민 3400여명과 노곡동·조야동 주민 2200여명 등 5600여명은 인근 초등학교와 체육관 등 임시대피시설로 긴급 대피했다. 현재 당국은 대구 산불 발화 원인에 대해 자연발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온·건조 날씨 속 급속도로 확산한 산불

29일 오전 9시 기준 대구 산불 실시간 상황도. 빨간 선은 ‘화선’, 노란 선은 ‘진화완료’를 뜻한다. [산림청 실시간 산불정보 캡처]
29일 오전 9시 기준 대구 산불 실시간 상황도. 빨간 선은 ‘화선’, 노란 선은 ‘진화완료’를 뜻한다. [산림청 실시간 산불정보 캡처]

산림 당국은 전날 해가 진 이후로 진화 작업에 투입했던 헬기를 모두 철수하고 지상 인력 위주의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해 산불 진화를 이어갔다. 특히 불길이 아파트 등 인구 밀집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력 수백명을 투입해 방화선 구축 등에 나섰다. 야간 진화 작업이 가능한 수리온 헬기 2대도 투입됐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은 진압에 장애물이다. 산불이 발생하자 초기에 진화 헬기 29대, 진화 차량 73대, 인력 738명 등이 투입됐으나 날씨 영향으로 진화에 실패했다. 특히 강풍을 타고 불똥이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산불 발생 이틀째인 29일 오전 대구 북구 산불 현장에서 헬기가 물을 투하하고 있다. [연합]
대구 산불 발생 이틀째인 29일 오전 대구 북구 산불 현장에서 헬기가 물을 투하하고 있다. [연합]

산불의 영향으로 곳곳에서 교통 통제도 함께 이뤄졌다. 대구경찰청은 28일 노곡교, 조야교 남·북단, 무태교 등 4곳에서 차량을 통제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대구 북구 함지산 인근에서 많은 연기가 발생하자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경부고속도로 북대구나들목(IC)의 양방향 진출입을 차단했다가 29일 오전 6시 30분 이를 해제했다.

대구교육청은 29일 성북초·서변초·서변중학교 3곳에 휴교령을 발령했고 유치원 2곳도 휴원하도록 했다. 산불 확산 상황에 따라 추가 휴교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韓대행 “인명피해 없도록 구조에 만전 기하라”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28일 오후 대구 북구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피해로 주민대피소가 마련된 팔당초등학교 대강당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28일 오후 대구 북구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피해로 주민대피소가 마련된 팔당초등학교 대강당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8일 대구 산불이 확산하자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한 권한대행은 산림청과 행정안전부, 지자체 등에 지시 사항을 전파하며 “지역 주민들이 신속히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동원해 현장 통제 등 안전관리와 산불 조기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며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 구조와 대피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도 28~29일 이틀 동안 대구 산불 현장을 방문해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고 본부장은 “산불이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 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범정부적 총력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y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