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자사 해킹 사고 관련 고객 보호 조치로 ‘유심보호서비스’와 ‘S/W 초기화’를 제시했다.
유심 무상 교체 지원 첫날 ‘유심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국 SKT 대리점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란 설명이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유심 재고, 가늠조차 되지 않는 유심 교체 비용을 고려한 움직임이란 비판도 점증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 사내 방송으로 열린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구성원 설명회’ 모습. [독자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9/news-p.v1.20250428.501e4f19759449fbbcc6a9e2637fc4b3_P1.jpg)
유 대표는 28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구성원 설명회’에서 고객 보호 조치로 ▷유심보호서비스 ▷유심 리셋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중(S/W 초기화) ▷비증상인증시도차단(FDS) 등을 제시했다.
유 대표에 따르면 유심보호서비스는 모든 임의 기기 변경을 원천 차단하고,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나타낸다. 본인 인증 서비스 재가입이 불필요할 뿐더러 유심 연락처, 휴대폰 저장 문자, 앱 등도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나아가 유심보호서비스를 개선해 해외에서도 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로밍 서비스와 유심보호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없다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유심의 물리적인 교체보다 S/W 초기화 방식을 도입한다. 단 소프트웨어 개발은 다음 달 중순께에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 대표의 발표 자료에는 “유심보호서비스와 S/W초기화 방식은 유심 교체와 효과가 동일할 뿐만 아니라 고객 편의는 더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SKT가 유심 교체보다 유심보호서비스와 SW 초기화에 ‘방점’을 찍을 것을 놓고 가입자 전체 2500만명(SK텔레콤 가입자 및 알뜰폰 가입자)에 미치지 못한 유심 재고, 가늠조차 불가능한 유심 교체 비용 등을 고려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유심 무상 교체 첫날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SKT 대리점에 가입자들이 몰렸다. 현재 SKT가 보유한 유심은 100만개다. 다음 달 말까지 500만개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가입자 약 2500만명을 고려할 때 유심 교체까지 하세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통신사별로 상이하지만 유심 가격 7700원에 SKT 전체 가입자 2500만명을 곱하면 최대 1925억원이 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5일 열린 간담회에서 윤재웅 SKT 마케팅전략 본부장은 “고객 전원 유심 교체했을 경우와 실제로 교체하는 규모에 따라 (비용 규모가) 달라진다”며 “현재 원하는 고객에 한해서 유심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교체 규모에 따라 관련 비용을 말할 수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SKT 관계자는 설명회에 대해 “내부 구성원 대상으로 아직 외부 오픈 어려운 기술 검토 사항,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한 자리였다”며 “유심 교체는 시간이 걸리니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하고, 초기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피해를 막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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