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수익률 1.04%, 방어력 우수

마이너스 美日등 주요국 대비 선방

순매수 톱10 ‘손실’, 관세戰 영향 관심

오는 30일이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째 되는 가운데, 대내외적인 리스크에도 코스피 지수는 ‘플러스(+)’ 등락률을 기록하며 상당한 방어력을 보여줬다.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미국·일본·대만·영국·프랑스·범유럽 등 주요국 증시보다 높은 9위에 해당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다.

코스피 지수는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음에도 ‘동학개미(국내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의 사랑의 받은 종목들의 경우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수익률 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러스’ 수익률 韓 증시, 美·日 등 앞서=28일 한국거래소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던 지난 1월 20일 이후 지난 25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04%(2520.05→2546.30) 상승했다.

이는 G20 회원국과 범유럽 지수 등 20개 주가지수 가운데 9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상위권에 오르진 못했지만, 코스피보다 낮은 11개 주가지수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방어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코스피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 중에선 19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8.66%), 18위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8.22%)가 눈에 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란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밑바탕에 깔린 상황이었다”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현실상 취임과 동시에 글로벌 ‘관세 전쟁’을 벌인 트럼프 대통령 발(發) 대외적 리스크 속에서 국내 증시가 선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전체 지수 측면에선 방어에 성공적이었을지 모르지만, 동학개미들의 수익률은 상황이 좀 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액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은 ‘마이너스’에 그쳤지만, 손을 턴 순매도액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점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톱 10 종목 중 5위 삼성중공업(4958억원·8.71%), 10위 한화오션(2037억원·77.32%) 등 조선주를 제외한 8개 종목의 수익률은 모두 손실 구간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1~4위 종목인 SK하이닉스(1조2629억원), 현대차(9242억원), 삼성SDI(6778억원), HD현대일렉트릭(5585억원)의 수익률이 각각 -14.03%, -10.73%, -19.20%, -28.35%로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톱10 종목의 평균 수익률도 -4.24%로 손실 구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큰손’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 톱10 종목 평균 수익률이 28.54%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180도 달랐던 셈이다.

개인 투자자 순매도액 톱10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5.20%에 달했다.

▶美中 관세戰 ‘정점론’ 부각…개미 웃을까=미·중 간의 관세 극한 대치 해소를 모색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한동안 코스피 지수의 완만한 우상향 곡선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진다. 외신들은 중국이 반도체 등 일부 미국산 품목에 대한 125%의 관세를 이미 철회했거나 철회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향후 3~4주내 협상을 끝내겠다고 말하는 등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 관세 온건파로 분류되는 베선트 장관의 입지 확대와,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일단락된 것도 시장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금융시장 전반에 ‘셀 USA’ 현상이 심화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완급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 리스크는 지속되겠지만 이달 초 목격한 극단적 변동성 장세의 재연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여야 대선 후보가 확정될 예정으로, 다가오는 대선과 함께 국내 정책 모멘텀도 커질 수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역성장으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3년 만의 추경안이 내달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7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약 30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4월 상호 관세 발표 이후에도 약 11조원이 추가 이탈해 코스피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30.7%로 역사적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며 “향후 외국인 자금 유입이 되면 외국인 보유 비중이 낮아진 IT, 반도체, 화장품 업종을 중심으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 4월 수출입 결과 ▷미국 4월 제조업 지수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 ▷미국 노동시장 지표 둔화세 등 관세로 인한 하방 압력을 받은 주요 경제 지표들로 인해 경기 펀더멘털 약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도 있단 지적도 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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