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주자, 빅텐트 신경전

洪 “국민 대통합 위한 용광로”

韓 “조국수홍 모자라 친명연대”

내일 총 3시간 ‘1 대 1’ 끝장 토론

국민의힘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4.23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4.23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반이재명 빅텐트 의지를 밝히며 “대선 승리 이후 홍준표 정부는 이재명 민주당 세력과도 함께 가겠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와 ‘1 대 1’ 끝장토론을 앞둔 한동훈 후보는 “친명(친이재명) 연대”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대통합을 위해 갈등을 녹여낼 용광로가 돼 모든 정치 세력을 끌어안고 가고자 한다”라며 통합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홍 후보는 “당내 찬탄(탄핵 찬성), 반탄(탄핵 반대) 가리지 않고 모두 함께 하겠다”라며 “당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 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한덕수 대행과도 함께 하겠다”라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도 빅텐트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비명계도 함께 하겠다. 대선 승리 이후 홍준표 정부는 이재명 민주당 세력과도 함께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대선 출마를 기대하는 보수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고, 나아가 ‘통합’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경선 ‘승부수’다. 홍 후보는 당초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당내 여론을 “몰상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당내 한덕수 차출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표심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자 “한덕수 권한대행께서 사퇴하고 출마하신다면 제가 후보가 되더라도 반이재명 빅텐트 단일화 협상의 길은 열어놓겠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내놨다.

홍 후보는 이날도 “한덕수 대행이 나오면 언제든지 단일화 협상을 할 수 있다”라며 “경선 본선이 끝나면 이재명 세력과도 공존할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지 이 나라가 안정되고 민감한 국제 현안에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자, 한 후보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조급해도 ‘이재명 세력과 함께하겠다’니요”라며 “조국수홍도 모자라서 친명연대까지 합니까”라고 지적했다. 조국수홍은 ‘조국을 홍준표가 수호한다’는 뜻으로, 지난 대선 경선에서 홍 후보가 ‘조국 가족 수사는 과잉 수사’란 취지로 말해 보수층의 비판을 받았던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홍 후보에 대한 견제로 해석됐다. 한 후보 역시 전날 “한덕수 총리님과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두 후보의 신경전은 25일 예고된 ‘1대 1’ 주도권 토론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서로를 지목한 두 후보는 이날 총 3시간의 끝장 토론을 펼치게 된다. 두 후보는 지난 20일 1차 경선 토론에서도 “키도 큰데 왜 키 높이 구두를 신느냐(홍 후보)”, “유치하다(한 후보)” 설전을 주고받았다.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