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中과 경제 분리 아닌 재조정”

“대형거래, 시간 오래 걸리고 힘들 것”

백악관 “이번주 34개국 협상…中도 진행”

미중협상 가시적 움직임은 포착 안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타원형 사무실에서 열린 폴 애킨스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타원형 사무실에서 열린 폴 애킨스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외 무역 협상을 이끌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중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해 지속될 수 없으며, 앞으로 협상을 통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선트 장관은 22일(현지시간) JP모건이 비공개로 주최한 투자자 행사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CNBC 등이 행사 참석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해 “아주 가까운 장래”에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자신의 이러한 전망이 “전 세계와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과의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합의가 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관은 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의 관세를 부과해 양국이 본질적으로 무역 금지 조치를 시행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미국 경제를 중국 경제와 분리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개월 내 긴장이 완화되면 이는 시장에도 안도감을 줄 것이지만, 대형 거래일수록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도 베선트 장관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소비를 늘리고 미국 경제는 제조업을 늘리는 “크고 아름다운 재조정”을 원한다면서 중국이 그럴 준비가 됐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미 백악관은 미국과 무역 회담을 원하는 국가가 100개 이상이고, 이번 주에만 총 34개국과 회담한다며 초고율 관세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 협의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에 알리길 원한 내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 1, 2위 경제대국이 상대에게 100% 넘는 관세를 부과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지만, 트럼프 집권 1기 때 도출한 1단계 무역합의처럼 갈등을 봉합하는 새 합의가 모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한 가시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레빗 대변인 역시 이날 미중 양측의 구체적인 소통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레빗 대변인은 또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등 미국 무역팀이 “트럼프 스피드”로 일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에만 총 34개국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언급된 34개국 중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협상에 나서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 레빗 대변인은 또 미국과 무역합의를 원하는 나라가 100개 이상이라면서 지금까지 각국으로부터 총 18건의 서면 제안서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미 정부는 지난 9일 세계 57개 경제주체(56개국+EU 27개국)에 차등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발효 13시간 만에 90일간 유예했다. 이후 미 정부는 자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각국과의 개별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레빗 대변인은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6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출국할 예정이다. 그에 앞서 24일에는 미국을 방문하는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 13∼16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순방할 예정이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