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外人 코스피 순매도액, 동기간 5년 만에 최대치
‘트럼프 관세’ 피해株 반도체·車·이차전지서 순매도 뚜렷
개인·연기금·자사주 매입 덕에 코스피 방어력↑
美·日·中·印·유럽 증시 대비 코스피 수익률 우위
“低밸류 힘으로 2700 도전” vs “미국發 변동성 유의”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신동윤 기자 정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2/news-p.v1.20250422.50b46869d6824070b9a56be5a2c9f242_P1.jpg)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큰손’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기록한 순매도액이 16조원 선을 넘어설 정도로 ‘코리아 엑소더스(한국 증시 대탈출)’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관세 전쟁’과 환율 급등 등 대외적 악재와 대내적 정치 불안이 이유로 꼽힌다. 시장의 경고를 외면한 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때리기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폭주도 미 증시를 비롯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심을 식히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도 코스피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역성장을 면치 못한 주요국 증시 대비 선방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국내 증권가를 중심으로 ‘저평가’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과 기대 이상의 실적 모멘텀이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올해 들어서만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6조1056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같은 기간 17조1023억원의 순매도세를 보인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수치다.

앞서 2년간(2023년 10조2153억원, 2024년 18조8159억원)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 대해 초강력 순매수세를 보인 바 있다. 작년 말 급작스레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등 국내 정치 불안에 더해 고율 관세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올해는 최근 2년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의 투심이 180도 달라진 것으로 읽힌다.
코스피 시장 내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액 톱(TOP)5 종목을 살펴보면 트럼프 관세 최대 피해 섹터로 꼽히는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주가 포진하고 있다. 반도체주인 삼성전자가 2조8820억원으로 1위, SK하이닉스가 9605억원으로 4위에 자리 잡았다. 자동차 섹터 ‘대장주’ 현대차는 1조4909억원으로 2위였고, 이차전지주 삼성SDI는 6654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12조9592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로 지수 하방을 지지했다. 연기금(6조5811억원)과 자사주 매입이 담긴 기타법인(7조4048억원)이 순매수세로 지원 사격을 했다.

이 덕분에 코스피는 올해 들어 3.71% 오르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9.98%)·나스닥종합지수(-15.53%)·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7.67%),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225, -12.7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89%), 인도 센섹스지수(1.15%), 대만 가권지수(-16.32%), 범유럽 유로스톡스(0.36%)를 앞질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4배다. 과거 변동성이 컸던 시기에도 8배는 지지선이었던 만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저평가 국면이란 설명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MF EPS(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는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현상 유지가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가하락이 진행되면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매력도는 높아진 상태”라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시즌은 시장 우려보다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며 코스피 상대적 강세의 주동력이 될 전망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 정치적 리스크 해소에 이은 추경 예상 편성도 그동안 부진했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향후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2600선 회복 시도에 나서고, 밸류에이션 정상화 차원에서 2분기 중 2700선 돌파 시도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조기 대선 국면에 따르면 후보자 공약과 신(新)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 등도 코스피 지수엔 긍정적 재료란 분석도 나온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보합권에서 등락한 끝에 2,480대에서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0포인트(0.20%) 오른 2,488.42로 집계됐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2포인트(0.32%) 내린 715.45로 마감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2/rcv.YNA.20250421.PYH2025042115100001300_P1.jpg)
다만, 오는 24~25일(현지시간)께 한미 관세 협상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변동성 심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관세 리스크를 많이 반영했지만, 아직 관세 영향권 안에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격하며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불거진 탓에 금융시장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투매 움직임이 커진 것도 변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 심리와 분위기에 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지속되고 미·중 갈등이 더욱 격화한다면 달러화 약세 현상이 조기에 마무리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셀 USA 현상의 지속 위험을 높이거나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장세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가 강세로 전환돼야 투자심리가 안정될 수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분위기 전환을 막고 있다”며 “달러 약세로 증시의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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