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로 추정…용의자는 현장에서 사망
용의자, 인근 빌라에서도 불 질러
오토바이에는 기름통 실려있어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독자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1/news-p.v1.20250421.da405070615e48d79e48f05b6cd92b40_P1.gif)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막 싸우는 소리가 들려. 그러다가 펑 하는 소리가 들려가지고 전쟁 났나 했는데 연기가 올라오는거야. 그러다가 ”살려주세요“ 소리가 나더라고.”
21일 오전 8시 17분께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나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경찰 수사 결과 이번 화재는 방화인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인 60대 남성은 화재 현장에서 전신화상을 입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망자의 지문을 통해 동일인으로 파악했다.
주민들은 공통적으로 ‘펑’하며 무엇인가 터지는 소리를 들었고 동시에 유리파편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화재 현장을 목격한 주민 A씨는 “4층 2개 호수에서 불이 났는데, 남자 1명과 여자 1명이 떨어지면서 “살려달라”고 소리를 쳤다”며 “여자 분은 난간에 매달려 있었는데 화단 쪽으로 떨어져서 살 수 있었다”고 했다.
앞서 이 아파트에 불이 나기 전인 오전 8시 4분께 화재 현장에서 1.5km 떨어진 빌라에서도 “남성이 화염 방사기를 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경찰은 이 빌라 쓰레기 더미에서 난 화재 또한 해당 남성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의 오토바이를 불이 난 아파트 주차장에서 확인했다. 오토바이 뒤에는 기름이 가득 채워진 기름통이 발견됐다. 경찰은 남성이 현장에서 발견된 농약 살포기에 기름을 넣고 아파트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남성의 주거지에서는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딸을 향해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어머니 병원비로 쓰라”며 5만원이 동봉돼 있었다고 한다.
이 화재로 인해 4층 거주민인 최모(81) 씨와 70~80대로 추정되는 여성 등 2명은 전신화상을 입고 4층에서 1층으로 추락했다. 연기를 마시거나 호흡 곤란을 호소한 50~80대 거주민 4명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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