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정책에 하락 압력
연중 하락률 지수 산출 후 최악
![미국 달러화. [로이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7/news-p.v1.20250417.fb302815d92c4607ba5ea9510e43c57a_P1.jpg)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올들어 8% 넘게 급락하면서 16일(현지시간) 40년 만의 최악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전장 대비 0.77% 내린 99.38을 나타내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앞서 지난 11일 달러인덱스는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 이하로 내려간 바 있다.
1월 1일~4월 15일 기준으로 달러인덱스 하락률은 7.69%를 기록했다. 이러한 연중 하락률은 같은 기간 기준으로 1995년(-7.88%) 이래 최악의 수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장정보 업체 팩트세트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16일에도 달러화가 급락함에 따라 올해 연중 하락률이 8.5%로 확대돼 달러인덱스 지수 역사 4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내게 됐다고 WSJ는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시간 17일 오전 8시 47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141.72엔. 엔-달러 환율이 142엔을 밑돈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간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1403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락 압박을 받아왔다.
WSJ는 미국 이외 수출 업체들에 달러화 급락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손실이 가중되는 이중고라고 평가했다. 또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 입장에서는 자국 통화의 급격한 강세로 인해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은행 MUFG의 글로벌 시장 조사 책임자 데렉 할페니는 “수출업체의 경우 미국 최종 소비자에 대한 관세 영향의 일부를 환율이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며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대형 수출업체들이 최근 수년간 거둔 이익 증가에는 엔화 약세가 한몫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환율 변동으로 인해 프라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같은 명품 업체들과 캄파리, 페르노리카 같은 주류업체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이체방크는 수요 약세와 유로화 강세를 이유로 ‘스톡스 유럽 600’ 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6%에서 4%로 낮췄다. 유로화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이익 전망치를 추가로 1%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UBS는 덧붙였다.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변화로 인한 미국 경제의 피해, 금융시장 혼란이 야기되는 상황에서 달러화가 피난처로 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고 WSJ는 전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