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세 차량’ 재고 소진 뒤 가격인상
“북미 판매량 200만대 줄어들 수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던독 해양 터미널(Dundalk Marine Terminal)에서 운송을 기다리고 있는 신차들.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강화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EPA]](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3/ams.V01.photo.HDN.P.20250413.P12025041316231791956727484_P1.jpg)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부과한 25% 관세 탓에 미국 내 신차 가격이 약 570만원 가량 오르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비용 부담도 최대 연간 200조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관세 여파를 반영해 미국 내 신차 가격이 향후 6∼12개월간 2000∼4000 달러(약 285만∼570만원) 오를 것으로 봤다. UBS는 GM이 멕시코·캐나다에서 생산하는 수입차의 비용이 대당 4300달러(약 613만∼570만원)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딜레이니 애널리스트는 수입차와 미국에서 제조되는 차량의 가격이 모두 오를 전망이라면서 “전반적인 수요 둔화 속에 이를 (소비자에게) 완전히 전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미국 내 신차 권장소비자가격을 두달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일부 비용은 제조사 측에서 감당하겠지만, 일부는 차량 가격 상승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발표된 미시간대의 4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가 50.8을 기록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4.6)를 크게 밑도는 등 소비 심리 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문업체 텔레메트리는 제조사들이 통상 2개월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비관세 차량’ 재고 소진 후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면서, 관세 여파 등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차량 판매가 200만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신차 구입에 드는 돈은 대출비용 등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5만 달러(약 7천131만원)에 근접한 상태로, 신차 할부 금리는 10년 만에 최고에 근접한 9.64% 수준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조너선 스모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여파로 모든 신차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면서 “장기적으로 생산과 판매가 감소하고, 일부 모델은 (미국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CNBC 방송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국가별 상호관세에 대해 수위를 조절한 것과 달리 자동차 관세는 고수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200조원대의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자동차 관세로 업계에 연간 1100억∼1600억 달러(약 156조9000억∼228조2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신차 매출의 20%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글로벌 제조사들의 생산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싱크탱크 자동차연구센터(CAR)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빅3’(419억 달러·약 59조7000억원)를 포함해 미국 자동차 업계의 비용만 1077억 달러(약 153조6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