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만나 ‘협의’ 당부

나토엔 “러북 군사협력 막아야” 공조 요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협의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제공]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협의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나토와 인태파트너국을 향해 러북 군사협력 중단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조 장관은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회의 및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참석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협상 여지에 대해 “(협상)할 것이 있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부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만큼 협의를 통해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서도 이 사안을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루비오 장관은 ‘(통상) 불균형을 재조정하기 위한 것이며, 재조정된 기초 위에서 이제 새로운 협의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조 장관은 또한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어떠한 보상도 주어져선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으로선 러시아에 파병까지 했으니, 막판에 뭔가를 더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라면서 “그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몇 달 전부터 이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과 통화할 때도 그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언급했는지는 “한미일 회의에서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앞서 조 장관은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러북 군사협력이 미국과 동맹국 간 ‘안보 디커플링’을 일으킬 수 있다며 공조 필요성을 피력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나토 외교장관회의 첫날 동맹국-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회의에 참석해 러북 군사협력 등 유럽과 인태 지역의 안보 연계, 우크라이나 지원, 방산 협력 등을 논의했다.

조 장관은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중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강화해야 한다”며 “북한이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 군사기술을 확보해 미국과 동맹국 간 안보를 분리(decouple)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보상받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 종전 노력이 진전을 보인다면 인태 지역 국가들이 평화를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언급했다.

조 장관은 또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약 1453억원) 상당의 인도적 지원을 추가로 전달하고 나토의 ‘우크라이나 포괄적 지원 신탁기금’(CAP)과 향후 5년간 20억 달러(약 3조원) 상당의 중장기 지원패키지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CAP는 연료, 의약품, 지뢰제거 장비 등 우크라이나에 비살상 군수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나토 기금으로, 지난해 우리나라는 이 기금을 통해 우크라이나 군재활센터 설립을 지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중장기 지원 패키지는 2025∼2029년 대외경제경제협력기금(유상차관)을 통해 지원될 예정이다.

조 장관은 또한 나토가 자체 방위력 강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관련해 “한국이 우수한 방위산업 역량을 토대로 유럽 방산 역량 강화에 기여할 용의가 있다”면서 “나토와의 실질적인 방산 협력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나토 회원국들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태 파트너국과의 협력 강화에 공감대를 드러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유럽-대서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중국과 북한이 이란과 함께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고 있고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IP4 파트너십을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중단시키기 위한 인태 파트너국과 나토 회원국의 협력 필요성을 주장했다. [외교부 제공]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중단시키기 위한 인태 파트너국과 나토 회원국의 협력 필요성을 주장했다. [외교부 제공]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회의 시작 전 취재진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항행의 자유와 영토 완전성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 지역 파트너들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 그들과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회원국들은 지난해 7월 나토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나토와 IP4간 중점 추진하기로 합의한 우크라이나 지원·사이버·하이브리드·인공지능(AI) 기술 등 4개 분야 협력사업을 바탕으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러북 간 군사협력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한편, 일부 국가들은 중국이 유럽 및 인태 지역 평화·안정에 더 책임 있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도록 중국을 견인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조 장관의 나토회의 참석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뤄진 것이다. 또 이번 브뤼셀 방문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직전 이뤄진 것으로, 조 장관은 나토 측의 회의 초청을 받은 뒤 마지막까지 회의 참석 여부를 망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심판 선고 결과에 따라 조 장관의 거취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조 장관은 관련 물음에 “모르겠다. (선고) 결과를 모르는데, 나라를 위해 열심히 할 때까지 하는 것”이라고만 했다.

탄핵 선고 이후 외교 과제에 대해선 “외교적으로 타격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이를 최소화하는 게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