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향후 4년간 미구에 21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실시할 예정이란 내용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P, 신동윤 기자 제작]](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8/news-p.v1.20250326.6352755a63ac45d99516da8430f4cb39_P1.jpg)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 자동차와 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단기적으로 현대차·기아 등 국내 주요 자동차주(株)의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미국 자동차 업체까지 무차별적으로 관세가 적용된 만큼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현지 생산거점 생산력 증대에 이미 착수한 현대차·기아로선 중장기적으로 피해가 줄고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확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없을 것’이란 언급 등으로 인해 시장은 관세 부과 가능성을 낮게 점쳤던 상황”이라며 “시장의 예상에 반한 관세 부과로 현대차·기아 등 현대차그룹주와 국내 자동차 관련주 주가엔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4월 2일부터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세의 주요 대상은 한국, 일본, 유럽, 멕시코, 캐나다에서 생산된 자동차와 핵심부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연구원은 수입차에 대한 무차별적이 관세 부과로 미국 자동차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봤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수입은 미국 판매 자동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이 아무리 늘어도 수입을 단기간에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미 시장 연구기관 CAR에 따르면 관세 부과로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2000~7000달러 상승하며, 연간 판매대수는 100만대(6.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신차 구매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중고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중고차 가격도 급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HMGMA 준공식에서 정의선(왼쪽부터) 현대차그룹 회장, 소니 퍼듀 전 조지아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8/news-p.v1.20250327.a9d1ebf0e5b44b54ad3430bacd0f6bcd_P1.jpg)
강 연구원은 관세 부과로 인한 현대차그룹의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는 관세 부과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각각 연간 3조4000억원,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관세 부과 시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대수는 2024년 기준(현대차 91만1000대, 기아 79만5000대) 대비 6.3% 줄어드는 것을 가정했다. 대체된 한국 및 멕시코산 자동차는 비(非)미국 지역에서 판매되고, 관세 부과는 고정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정했다. 관세 부과 이후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 및 멕시코산 자동차에는 각각 1225만원과 1050만원(미국 자동차 판매평균가 가정치인 4900만원과 4200만원에 25% 관세를 적용한 것)의 관세가 부과된다고 봤다. 그중 40%는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60%는 현대차와 기아의 대당 공헌이익 축소로 연결된다.
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피해가 향후 빠른 속도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액 증가가 관세 부담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며 “HMGMA의 생산대수가 늘어날 수록 자동차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HMGMA가 연간 10만대를 생산할 때 현대차, 기아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2조5000억원, 1조7000억원으로 감소하고, 연간 30만대 수준으로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영업이익 감소폭은 각각 1조원, 9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 연구원은 “HMGMA가 연간 50만대를 생산하게 되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관세가 없었을 때보다 오히려 5000억원 늘어나게 되고, 기아의 영업이익은 관세가 없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어진다”면서 “관세의 71%가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경우, HMGMA의 가동이 없더라도 미국 자동차 가격으로 인한 수혜가 관세로 인한 피해를 상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강 연구원은 중고차 가격 상승으로 리스 종료 차량의 잔존가치가 상승해 현대차의 금융부문 손익이 개선될 수도 있다고 봤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