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4사, 작년 R&D비용 2.6조↑

“내년 전기차 캐즘 해소 기대”

국내 석유화학 ‘빅4’가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추락한 가운데서도 모두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석화업계 R&D는 최근 ‘전기차’ 분야 소재에 집중돼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르면 올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석화 4사(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업이 투자한 R&D 비용은 총 약 2조61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조4829억원)대비 1990억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기업별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LG화학 2조1903억원(전년 2조857억원), 롯데케미칼 1481억8500만원(전년 1203억6900만원), 금호석유화학 653억7800만원(630억9800만원). 한화솔루션 2149억원9300만원(2137억5300만원)이다. 4개 기업 모두 R&D 투자를 늘린 것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R&D 투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기업을 순서대로 보면 ▷LG화학 4.5%(전년 3.8%) ▷한화솔루션 3.5%(전년 2.9%) ▷금호석유화학 0.9%(전년 1.0%) ▷롯데케미칼 0.7%(전년 0.6%) 순이었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업계 추세보다는 낮지만, 석유화학 업황을 고려하면 불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R&D 투자 비중은 평균 4.4%였다.

각 사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한 신규 사업 추진은 대부분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관련 소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배터리가 무거운 데다 충격과 열에 민감한 특성상 다양한 신소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전기차가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구간에 있지만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사이에는 이 같은 상황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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