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기준금리 인하 분 미반영 인터넷은행 등 플랫폼 경쟁 격화로 성장성 지속 불투명
[헤럴드경제=황혜진ㆍ강승연 기자]금융권이 어려운 대외상황에도 올해 상반기 호실적으로 냈지만 하반기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워낙 높다는 게 그 이유다. 당장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본격화될 뿐만 아니라 금융환경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비대면으로 재편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반짝 실적보단 약한 체력 걱정=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사들이 높은 실적으로 거뒀지만 여기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6월 연 1.25%로 내려간 이후의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여기에 하반기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여전히 예대마진 수익이 절대적인 금융사들로선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게 된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순이자마진(NIM)은 0.0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은행권 이자수익이 올 하반기에만 1,4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실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은행의 NIM은 2010년 1분기 2.40%에서 올 1분기엔 1.55%로 추락하며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익성은 글로벌 은행들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미흡한 수준이다. 분기별 반짝 실적에도 은행권의 먹고 살 걱정이 계속되는 이유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은행의 ROA는 0.43%로, 전 세계 10대 은행의 ROA는 1.05%에 비해 턱없이 낮다. 글로벌 100대 은행의 0.75%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 전 세계 상위 10대 은행의 평균 ROE는 11.6%로 국내 은행(5.56%)의 두 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비효율적인 비용관리, 대출자산 등 이자이익에 지나치게 편중된 국내 은행들의 사업구조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 환경에선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이익증대 효과가 낮아 더 이상의 수익성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은 8586억원으로 전체의 19.5%, 우리은행은 5356억원으로 17.7%, KB금융은 7324억원으로 전체의 19.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국내 은행과 자본금 규모가 비슷한 해외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40.3%로 국내 은행의 두 배에 달한다.
높은 인건비 등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효율성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신한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사들의 이익경비율(CIR)은 여전히 글로벌 은행 평균(54.4%, 2013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하반기 가속화될 비대면 중심의 핀테크 열풍은 금융업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신용평가체계와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로 무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을 예고하고 있고 비금융 핀테크 업체들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정된 먹거리로 기존 은행 간 경쟁의 뺏고 뺏기는 경쟁든 더 심화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시장 포화상태… 늘어나는 경쟁자에 한숨=카드업계에서도 “전통적인 카드사업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결제수단 이용비중에서 신용카드가 처음으로 현금을 추월했을 정도로 카드 이용이 늘었지만, 카드 발급이 포화 상태에 근접함에 따라 향후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연초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부업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성 전망에는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여기에다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이 문을 열면 알짜 사업이었던 소액 대출은 물론, 지불ㆍ결제 사업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수수료를 대폭 낮춘 결제 서비스로 시장 틈새를 파고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는 비금융사의 간편결제 플랫폼도 위협적이다. 카드사들이 자체 플랫폼을 확대하고 각종 O2O 서비스를 추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들의 막강한 플랫폼 파워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7.5% 감소라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카드사들은 신사업을 모색하며 생존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영역 확대, 빅데이터 활용 등 구조적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카드사들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각종 부문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핀테크 확대 추세에 맞게 카드사의 사업모델이 바뀌어야 하는데 당국 규제로 속도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