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계속되는 가마솥더위에 ‘여름 수혜주’(株)도 함께 더위를 먹은 모양새다. 여름 장사로 힘을 받는 빙과ㆍ음료ㆍ여행ㆍ항공주가 성수기 효과로 상승세를 타긴커녕 오히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는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에 실적부진 우려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에는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환율 변동,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각종 대내외 악재에 따라 이들 종목이 계절효과를 누릴 새도 없었다는 설명도 나온다.
▶연이어 터지는 악재에…여행ㆍ항공주 ‘비실’=26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여행업 대장주인 하나투어는 최근 한달간 주가가 13.58% 빠지며 지난 25일 7만5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52주 신저가다.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면서 오를 줄 알았던 주가는 최근 들어 더 빠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장중 20만원을 넘어섰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주가는 의문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여행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모두투어는 같은 기간 7.39% 하락했다. 레드캡투어는 0.28% 소폭 올랐지만 별다른 주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계를 좁혀보면 최근 일주일간 2.17% 주가가 빠졌다.
여행주는 앞서 브렉시트 투표 이후 엔고(円高)현상의 직격탄을 맞고 일제히 급락했다. 엔화 급등이 여행사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실제 올 1분기 하나투어, 모두투어 매출의 20% 이상은 일본에서 나왔다.
이와 함께 사드배치 확정으로 한ㆍ중관계가 경색될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테러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여행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여행주의 ‘부활’을 저지하고 있다.
여행주와 단짝인 항공주 역시 저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한달간 2~4% 올랐지만, 주가는 지난 4월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중 선전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제주항공의 주가는 11.98% 내렸다.
▶빙과ㆍ음료주에도 ‘찬 기운’ 엄습=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맞은 빙과ㆍ음료주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빙과주인 롯데제과(-6.02%), 해태제과식품(-11.69%), 빙그레(-7.65%), 매일유업(-6.58%), 롯데푸드(-5.60%) 등은 최근 한달간 일제히 하락했다.
이는 아이스크림 소비가 줄면서 빙과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 더해, 편의점 자체 브랜드 상품이나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등과의 경쟁이 확대되면서 업황이 부진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조9723억원이었던 빙과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499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올해 국내 아이스크림 매출이 지난해 대비 2~3%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더위를 식혀줄 음료와 주류를 생산하는 기업의 주가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롯데칠성(-11.13%), 하이트진로(-3.74%)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맥주시장을 놓고 국내외 업체가 맞붙으면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8.23%, 2.08%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해외 맥주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지난해 5월 누적 해외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이상 늘었다. 국내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에 주가도 얼어붙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음식료 종목이 여름 수혜주로 꼽히고 있지만 내수 소비 둔화세가 이어지고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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