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얼건 쇳물이 마구 쏟아진다. 달궈진 철광석의 불순물을 완벽히 거른 채 거대한 울음을 토하며 흘러내리는 쇳물은 용암같이 뜨겁지만 순수하다. 그 울음은 대통합이자 상생의 결정체다. 51.6 대 48.0, 보수 대 진보, 5060 대 2030, 영남 대 호남. 후끈 달아 결정체를 토하는 쇳물 앞에선 그 대립이 안쓰러워지며, 그 여진이 부끄러울 뿐이다. 승자의 웃음도, 패자의 아쉬움도 한때일 뿐, 이젠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승자는 포용을, 패자는 협조를 베푸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통합과 상생은 서로 물어뜯기만 하는 지루한 대결과 반목이라는 구태의 불순물을 제거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 용광로에서 쇳물이 녹아내리며 불을 뿜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12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