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모(여ㆍ28) 씨는 얼마 전 카카오톡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받았다.
양 씨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고 계속 지켜봐왔다는 남자에게 어떻게 자신의 번호를 알았냐고 추궁하자, 그녀의 차에 적힌 주차연락처를 보고 번호를 알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후에도 그 남자는 양 씨에게 계속 만나자는 연락을 했고, 양 씨는 카카오톡 친구차단을 했지만 스토킹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차량에 부탁된 주차연락처가 스토킹이나 범죄는 물론, 불법광고에도 악용되고 있다.
지난 2월 광주 북부경찰서는 주차된 차량의 연락처를 보고 여성 운전자들을 노려 음란전화를 건 혐의로 오모(18) 군을 검거하기도 했다.
마사지방 등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번화가에 주차된 차들의 연락처를 저장해 광고메시지를 뿌리기도 한다.
유흥업소 홍보경력 12년의 구모(38) 씨는 “차량 연락처의 크기, 모양, 색깔 등만 봐도 여자 운전자인지, 남자 운전자인지, 나이대도 대충 구분할 수 있다”며 “업소 홍보를 하는 사람들끼리는 이런 손님들의 연락처 리스트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차연락처를 이용한 범죄나 불법광고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최근엔 자동 ARS 서비스업체도 등장했다.
개인번호가 아닌 서비스 제공업체의 대표번호를 통해 주차문제 등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가입자에게 연결시켜 주는 시스템이다.
P 업체 관계자는 “주로 번호 노출을 꺼리는 여성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연락처를 이용해 여성 운전자를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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