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생활지도 어려워져”…재검토 시사

-“내년도 학교시설개선사업 예산 부족해”…무상급식 예산도 손볼듯

- 민주당 다수인 서울시의회와 쟁점 정책 놓고 갈등 빚을 듯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보수진영 단일 후보인 문용린(65) 전 교육부 장관이 19대 서울시교육감으로 당선되면서 민주통합당 의원이 70%가 넘는 서울시의회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곽노현 전 교육감 시절 시의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학생인권조례, 무상급식 등에 대해 문 당선자가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곽노현 전 교육감 시절 교육청과 교과부의 갈등이 컸던 것처럼 문용린 체제에서는 시의회와의 마찰로 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단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시의회는 지난 1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학생인권조례를 통과시켰다. 이후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교과부가 시교육청을 통해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토록 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시의회는 이후에도 곽노현 전 교육감이 교과부와 학생인권조례 문제를 놓고 갈등을 보일 때도 곽 전 교육감의 버팀목이 돼왔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문 당선인은 학생인권조례의 부작용을 여러차례 지적해왔다. 19일 당선 기자회견에서도 재검토나 수정 의지가 있는 기존 정책을 묻는 질문에 “학생인권조례로가 인해 교사들이 학생 생활지도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어려움이 커졌다. 이 부분을 시급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조례의 제ㆍ개정권은 서울시의회가 가지기 때문에 문 당선인이 1년 6개월의 임기 내 학생인권조례를 개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교육감의 집행 의지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조례가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긴 어렵다. 학생인권조례가 지난 1월 제정되긴 했지만 교과부와 곽 전 교육감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대다수의 학교들이 학생인권조례 적용을 놓고 눈치만 살펴온 터라 이런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더 크다.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정책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 내년부터 무상급식이 중학교 2학년까지 확대되면서 관련 예산도 대폭 증가했다. 무상급식은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교육감 혼자서 이를 뒤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무상급식에 대해 뜻을 같이 해온 곽 전 교육감과는 달리 문 당선인은 “취지는 공감하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당장 내년도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의견 갈등이 예상된다.

혁신학교도 확대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 당선인은 혁신학교에 대해 “학교 운영비는 두배인데 기초학력은 더 떨어진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존에 지정된 61개교는 유지되겠지만 당초 곽 전 교육감의 계획처럼 300개교까지 확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공무원의 입장에선 예산 및 감사권을 쥐고 있는 시의회가 더욱 부담스러운 존재다. 시의회와 교육청이 갈등 관계에 놓이면 정책 추진에도 많은 어려움이 생긴다”며 “내년에는 교육청 행정 감사가 올해보다 훨씬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