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Y사 침낭
영하29도 끄떡없는 필파워 650 설원위 하룻밤…천국이 따로없네
겨울에 캠핑을 간다고 하면 “야, 그러다 얼어 죽어!” 라고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눈이 내린 하얀 세상에서 잠을 청하는 기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반드시 캠핑이 아니더라도 겨울산행 중에 사용해도 그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내가 침낭에 관심을 기울인 건, 2009년 겨울산행의 기억 때문. 잠시 쉬는 동안이었지만, 내복에 양말도 몇 켤레를 신고 담요까지 덮었지만 이가 덜덜 떨렸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큰 맘 먹고 두툼한 겨울용 침낭을 샀다.
침낭 커버에 쓰여 있는 ‘650 필파워, 솜털 90%, 영하 29도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문구만 봐도 벌써 훈훈해진다. 하얀 설원 위에 텐트를 치고 메트리스를 깔고 돌돌 말려있던 침낭 펼친 후 쏙 들어가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 또, 배낭에 침낭을 매달기만 해도 전문산악인이 된 것처럼 우쭐해지는 기분도 꽤 괜찮다.
요즘 세상에 다운재킷 안 입어 본 사람은 없겠지만, 겨울철 침낭 속에 누워 있는 기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설원이나 야외가 아니더라도 좋다. 겨울철 난방을 하지 않고 침낭 속에 쏙 들어가 하루쯤 취침해도 기분전환이 된다.
(김형식ㆍ34ㆍ서울시 사당동 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