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 경찰과 검찰이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일 검찰 관계자 20여명이 ‘검사 성추문’ 사건 피해자 A(43ㆍ여) 씨의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 B 씨의 사진 2장은 최근 인터넷에 유출돼 논란이 됐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는 마약사범 B(52) 씨의 수배여부를 경찰 전산망을 통해 확인해주고 “조심해서 다니라”고 말한 서울 구로경찰서 마약팀장 C(54) 경위가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 소재 경찰서 소속 D 경위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법조브로커에게 50여명에 대한 주소 및 수배조회 등을 부탁받고 정보를 유출하다 적발돼 해임됐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수사 외의 용도로 개인정보를 조회하다 적발된 경찰관은 2008년 8명, 2009년 15명, 지난해에는 39명이었다. 올해는 7월까지 15명에 달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백재현 의원(민주통합당)이 지난 10월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9년부터 올 7월 말까지 수집돼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저장된 개인정보는 5757만건(중복 포함)이다. 이곳에는 사건 대상자의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 직업은 물론 피의자 신문조서 등 373종의 기록이 저장돼 있다.

일선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경찰종합전산망’을 통해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현재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전국의 경찰관은 8만9038명에 이른다.

그러나 주민등록 주소지 등 개인정보를 조회하려면 기록을 남겨야 한다. 또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개인정보 조회의 목적은 최소한으로 규정되고, 이를 어길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그럼에도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한 경찰관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법기관에서 개인정보 조회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아무나 주민번호로 조회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정보관리 시스템의 부실 보다는 경찰 등 공무원 개인 당사자들의 도덕성 문제로 보인다. 지인으로부터 부탁을 받거나 돈을 대가로 일부 공무원들이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정보조회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거나 불법 행위를 할때의 처벌수위를 높이는 게 해결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