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다 끝났지 뭐. 겉보기엔 깨끗해진 것 같아도 바다가 골병이 들었다니까”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타운 앞에서 만난 김철호(52ㆍ충남 당진) 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기름으로 오염된 바다에서 고기는 씨가 말랐고 내다 팔 고기가 없는 횟집은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라며 “죽지못해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 회원 및 태안지역 주민 250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비가 내리는 시위현장에서 만난 피해어민들은 사고 후 삼성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물론, 피해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삼성이 내놓기로 한 1000억원의 지역발전기금도 지금까지 집행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귀복(67ㆍ충남 태안) 씨는 “굴따고 조개따서 먹고 살던 주민들의 터전이 무너졌고 유출사고 이후 살기가 어려워 자살한 사람만 4명”이라며 “보상도 보상이지만 사과를 받아야 속이 시원하겠다”고 말했다.

집회에서 국응복 연합회 회장은 “태안기름유출사고는 폭풍주의보 속에서 삼성중공업이 무모한 항해를 강행해 발생된 인재”라며 “12만7000여명의 피해자와 4조3000억원의 피해에 대해 삼성그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2일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 출연 협의체’가 첫 회의를 개최했지만 어업손실, 관광수입 감소 등 5000억원의 피해를 주장하는 어민측과 삼성중공업측의 입장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주민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유류사고의 경우 1차적으로 유조선 사측이 보상을 먼저 집행하는데, 어민들은 허베이스피리트에서 받은 보상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삼성측에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발전기금 집행도 사고 발생 즉시 집행계획을 밝혔지만 어민측과 지자체측의 입장차이로 기금을 받을 주체가 없어 집행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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