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민상식ㆍ서지혜 기자]“군대 안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제가 키 173㎝에 몸무게 45㎏인데..저체중으로 군대 안가려면 몇㎏까지 빼야 하나요?”(모 포털사이트에 ‘군대 안가려면’ 검색 후 나온 내용)
군대에 가기 싫다는 이유로 자해나 자살 등을 벌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인터넷상에 병역기피 조장ㆍ소개글이 버젓이 검색되고 있다. 하지만 병무청과 포털업체들은 이와 관련 대책없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2일 부산에서 군대에 가기 싫어 고의로 자해 교통사고를 낸 A(22) 씨가 구속됐다. 지난달 29일에는 5년 전부터 입대를 회피해온 병역법 수배자 B(26) 씨가 부산에서 경찰관을 차량에 매단 채 도주하다 붙잡혔다.
이튿날 30일에는 전북 장수군청 소속 씨름 선수 C(25) 씨가 씨름훈련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C 씨는 평소 군입대로 고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온라인상에는 병역기피 관련 단어 몇 개만 검색해도 소개글이 나오고 있다. 또 온라인 카페, 블로그, 미니홈피의 비밀쪽지 등을 통해 ‘돈을 주고 병원 입원증명서를 끊는 법’, ‘정신질환자 흉내를 내는 법’ 등 병역기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군대 가기 싫으면 눈알을 빼라, 팔을 잘라라, 자살을 해라 등 병역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자극하는 말도 많다.
병역기피 조장글에 대한 병무청의 대응은 허술하다. 사이버 병역조사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병역기피 불건전 정보글에 대해 처벌한 경우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3건에 불과하다.
병역조사팀 인원도 단 3명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인력 증원이 힘들다. 행정안전자치부와 협의도 해야하는 부분이 있어 인원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병무청과 포털 사이트의 공조도 전혀 안되고 있다. 이 때문에 포털사 자체적으로 병역기피 정보를 필터링하는 곳은 ‘디시인사이드’ 1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병역기피 관련 내용이 전부 단속 대상이다. 하지만 포털사이트와 협의하고 공문도 보내야 이런 글을 단속하고 지울 수 있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관계자는 “병무청 공식 요청에 대해 확인이 안 되고 있다. 또 병역법 위반 판단은 우리가 하기 어렵기 때문에 게시글 삭제 등에 대해 결정이 어렵다”면서 “병역 기피 게시글에 대해 신고가 접수되면 기준에 따라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