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면서도 외롭다. 사랑이 밥 먹여 주지 않듯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크기만 하고, 나와 내 연인이 원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그래서 이별을 하게 되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한다. 영화 ‘나의 PS 파트너’(감독 변성현)의 주된 내용이다.

오는 6일 개봉을 앞둔 ‘나의 PS 파트너’는 우연한 전화 한 통 때문에 벌어지는 두 남녀의 은밀하고 대담한 ‘폰스캔들’을 다뤘다. 지성, 김아중, 강경준, 신소율, 김성오, 정수영, 문지윤, 김보미가 출연한다.

영화는 윤정(김아중 분)이 남자친구 승준(강경준 분)에게 걸려던 전화를 현승(지성 분)에게 잘못 걸면서 시작된다. 남자친구와 장기간 연애 중이지만 제대로 된 프러포즈도 받지 못하고 지루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던 윤정이 두 사람의 관계개선을 위해 ‘폰섹스’로 자극한 것.

마침 전 여자친구 소연(신소율 분)이 ‘잘 나가는’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우울해하던 현승은 전화를 끊지 못하고, 두 사람만의 은밀한 대화가 이어진다. 오로지 전화로 소통한 두 사람은 용기 끝에 서로 대면하게 된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쿨하게’ 친구로 정의를 내리는 두 사람. 이들에게는 사랑보다 무서운 현실의 벽이 있다.

평생 음악을 하는 게 꿈인 현승. 하지만 정작 이렇다 할 ‘돈벌이’를 못한다. 연애는 가능하지만 결혼은 어렵다. 이는 곧 2030세대의 현실과 빈곤을 적나라하게 들춰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소연은 어떨까. 남자친구만 바라보고, 바람도 용서한 소연은 여느 20~30대 여성의 모습과 비슷하다. 결혼 시기가 닥치면 으레 남자친구가 멋진 프러포즈를 하길 원하는 것 역시.

영화의 주된 내용은 사랑이지만, 한 발 더 나아가서는 현승과 소연의 성장 스토리라고도 볼 수 있다. 수동적인 윤정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과 음악가로 성공하는 현승을 통해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선사한다.

차가운 현실을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동시에 이루는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배우들의 코믹한 열연이 더해져 더욱 빛을 발한다. 기존의 젠틀한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진 지성, 그리고 오랜만에 ‘로코퀸’으로 복귀한 김아중,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한 신소율, 그리고 김성오와 문지윤의 배꼽을 잡는 코믹 연기가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옛 연인을 잊지 못하는 찌질남으로 분한 지성과 입체적인 캐릭터를 소화해 낸 김아중의 호흡이 돋보인다.

다만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음담패설이 보는 이들의 취향에 따라 불쾌할 수 있다. 또한 빠르고 흥미진진한 전개와는 달리 다소 밋밋한 결말이 관객들의 마음에 들지는 미지수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