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주지훈은 200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당시 드라마 ‘궁’으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 직후였지만, 활동을 중단하고 군입대 해야 했다. 주지훈은 최근 SBS ‘다섯손가락’으로 3년 만에 복귀, 재기에 성공했다. 드라마의 인기는 물론,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보여주며 ‘마약 연예인’이라는 수식어도 이제 흐려진 듯 보인다.
하지만 정작 주지훈으로 인해 사람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난 게 있다. 바로 고 장자연 사건이다.
주지훈을 비롯한 연예인 마약 파문이 일어나기전, 세상은 유력 언론ㆍ정계 고위층에게 성상납 강요를 받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연루된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이목이 쏠렸다. 당시 검ㆍ경은 이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었는데, 주지훈을 비롯한 연예인 마약 수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논란도 사그라들었다. 장자연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언론플레이였다는 의혹과 비난이 뒤를 이었다.
검ㆍ경이 정치권의 이슈를 무마하거나 실적을 위해 마약, 도박, 사기 등 연예인에 대한 ‘표적 수사’를 펼친다는 의혹은 놀라울 것도 없는 이야기이다.
정치ㆍ사회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해온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는 지난 여름 신동엽ㆍ강호동 등 거물급 연예인들이 검찰과 청와대에 이용당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정작 신동엽은 “대응할가치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지만, 상당수 네티즌들이 “그럴법 하다”고 반응했다. 이미 연예인들의 범죄 사실이나 관련 속보가 정권의 국면 전환용으로 요긴(?)하게 쓰인다는 생각이 국민들 머리속에 뿌리깊게 자리했기 때문이다.
‘오비이락’ 이라고 보는 입장도 있지만,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수사 과정과 속도, 결과 발표 시기 등을 보면 의심할 법도 하다.
주지훈의 경우, ‘장자연 리스트’ 중간 수사 결과가 발표된지 이틀만에 수사 내용이 공개됐다. 수사가 마무리된 시점도 아니었다. 장자연 사건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고 관심을 돌리기 위한 발표가 아니었냐는 의심에 무게가 실린다. 미성년자 간음 혐의를 받고 있는 고영욱 사건은 5개월이 넘도록 표류 중이다. 일단 사건을 터뜨리고 보자는 실적위주의 표적수사라는 화살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러다보니, 마약이나 도박 사건이 아니더라도, 연예와 정치 이슈를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서태지-이지아 스캔들은 BBK 사건을, 장동건과 고소영의 결혼식은 천안함 사태를 덮기 위한 ‘물타기’ 였다는 유언비어가 퍼진 바 있고, MC몽 병역기피, 김성민 마약 파문 때도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박동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