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도 대비 결백 서류 준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부정축재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가운데 원 총리가 1년반 전에 자신에게 불어닥칠 위기에 대비해 결백을 주장하는 서류를 미리 준비해 놓았던 것으로 밝혀져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문 매체인 둬웨이왕은 홍콩의 대표적인 좌파 정치원로 우캉민(吳康民) 전 인민대표대회(人大) 홍콩 단장이 지난해 4월 원 총리로부터 건네받았다는 서류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한 기사는 지난 10일 홍콩 언론을 통해 보도됐으나, 뉴욕타임스(NYT)가 25일 원 총리 일가 부정축재 후속 기사인 ‘핑안(平安)보험 연루’ 기사를 내보내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둬웨이왕은 전했다. 우캉민은 NYT가 원자바오 일가를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4월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원 총리와 면담을 할 때 100여쪽에 달하는 자료가 들어 있는 서류가방을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우캉민은 당시 원 총리가 “가족 중에 해외에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가족 때문에 중앙(정부)에 요구를 한 적도 없다”며 개탄했다고 밝혔다.
이 서류는 크게 ▷유언비어의 유래, 2004년 7월 1일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 ▷핑안(平安)보험에 관한 루머와 진상 ▷보석 전시회 ▷쉬밍(徐明) 가짜사위 사건 ▷원윈쑹(溫雲松ㆍ원 총리 아들)에 관한 거짓 보도 등 5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이는 NYT가 최근 보도한 의혹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자료 내용이 2004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갔다는 점에서 NYT의 보도와 같은 위기를 미리 내다보고 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21스지징지바오다오는 2004년 원윈쑹이 핑안보험 상장과 관련해 거액의 주식지분을 챙겼다는 의혹 기사를 내보냈다. 원 총리는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반박 기사를 같이 스크랩해놨다. 또 부인인 장페이리(張培莉)가 베이징 보석전시회에서 200만위안어치 보석을 사재기했다는 기사와 관련해, 보석전시회 측이 올린 사과문을 첨부해뒀다. 최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서기의 돈줄 역할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쉬밍 다롄스더그룹 회장이 원 총리의 사위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10월 NYT는 중국 차기 지도부가 구성되는 18차 당대회를 열흘가량 앞두고 원 총리 일가가 재산 27억달러를 부정축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25일 원 총리 가족이 핑안보험 특혜 대가로 거액의 주식을 챙겼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일각에서는 보수파가 원자바오 총리를 공격하기 위한 고의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캉민 단장도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내 온건파인 원 총리가 개혁을 주장하자 보수파의 공격이 쇄도하는 것”이라며 “뉴욕타임스 기사 때문에 1년 반 동안 갖고만 있었던 자료를 꺼냈다”고 주장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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