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협상중단 직후엔 싸잡아 비판 안철수 지지층 결집 효과 경계 “安후보 피해의식·安캠프 아마추어”

새누리당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협상 중단 카드를 초반부터 빼들자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겉으로는 두 후보의 협상 결렬에 “꼴불견, 구태정치”로 몰아붙이며 “그럴 줄 알았다”고 반겼다. 하지만 속으로는 예상보다 빨리 닥친 돌발변수에 대한 해석을 내놓느라 분주했다.

15일 전날에 이어 잇따라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부심한 박근혜 후보 캠프는 전날 문재인 후보 쪽으로 선회했던 공격의 칼날을 이날은 다시 안 후보를 향해 겨누었다. 대선판의 주도권을 다시 안 후보가 쥐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 측이 상당히 피해의식이 많았던 것 같다”고 협상 결렬의 책임을 ‘안 후보의 피해의식’으로 몰아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난 10년 동안 세 차례 선거 중 두 차례 이긴 프로 중의 프로다. 그에 비하면 안 후보 캠프는 아마추어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은근슬쩍 문ㆍ안 후보의 틈을 벌렸다.

전날 공식 반응과는 뉘앙스가 살짝 달랐다. 협상 결렬 직후 새누리당은 “새정치를 하겠다더니 결국 가장 꼴불견인 구정치 행태를 보이며 후보사퇴 협상이 깨진 것”이라고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에, 새누리당의 대응 전략도 덩달아 왔다갔다 했다. 전날 새누리당은 문 후보를 향해 집중 포화를 쏟았다. 원내에서는 문 후보가 재직한 법무법인 부산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70억원의 사건을 수임한 것을 서민착취로 규정, ‘문재인 후보 서민착취 진상규명위’까지 구성하는 등 공세를 퍼부었다. 동시에 캠프에서는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법무법인 부산의 70억 수임사건은 신용불량자들의 등골을 빼내 잇속을 챙긴 ‘신불자 게이트’”라고 전방위적 압박을 가했다. 문 후보에 대한 대대적 공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며 박근혜 후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지율 상승세에 따른 대응 전략이었다.

하지만 단 하루 만에 안 후보가 판을 흔들고 나오자, 새누리당도 문 후보가 아닌 안 후보 쪽으로 공격 포인트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됐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안 후보가)만만치 않다. 자신의 존재감이 약해지자, 또다시 판을 흔들려는 전략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일화 과정의 드라마틱한 효과를 위한 정치적인 액션”이라고 규정했다.

새누리당은 또 이번 액션이 안철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건 아닐지 경계하는 분위기다. 전날 문 후보를 겨냥했던 칼날이 다시 안 후보 쪽을 겨눈 것도 이 때문이다.

야권단일화 협상 관련, 새누리당의 해석도 하루 만에 바뀌었다. 전날만 해도 캠프 관계자들은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그리 큰 감동이 있겠느냐” “두 후보가 내놓는 새정치공동선언문도 우리 새누리당에서 내놓은 것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는 태도를 보였다. 선대위 한 핵심관계자도 “결국 문 후보가 되는 거 아니냐. 안 후보는 이번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차기 대권을 노리는 것 같다”며 “우리도 이에 맞춰 대응 전략을 짜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에 새누리당은 “상황이 어떻게 될지 더 두고 봐야겠다”며 사태를 관망, 야권 단일화가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지 보다 경계해야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조민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