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혐의 검사 계좌 영장 놓고 檢 · 警 또 마찰

경찰청이 지난 14일 신청한 김광준(51) 서울고검 부장검사에 대한 실명 은행계좌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놓고 검ㆍ경이 다시 한 번 갈등을 빚고 있다. 검찰은 “영장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 처음부터 기각당하려고 신청한 영장”이라는 입장인 반면, 경찰측은 “조사 내용을 당연히 붙여뒀다”는 것이다.

서울 중앙지검 관계자는 15일 “전일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봤지만 조사내용도, 증거관계도 전혀 없었다. 기각당하려고 보낸 영장 같았다”며 영장발부 신청을 기각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돈 세탁이라면 돈이 오고간 것 만으로도 증거가 되지만, 뇌물이나 알선수재는 뚜렷한 목적과 대가성이 있어야 성립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돈을 준 사람들이 왜 돈을 줬는지를 조사해야 하는데 이런 내용이 전혀 붙어 있지 않다. 후배 검사가 이런 식으로 영장을 청구했으면 200% 기각해 버렸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검ㆍ경 갈등 과정에서 경찰이 일단 영장 신청을 기각당한 뒤 이를 무기로 검찰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언론플레이를 하기 위해 영장을 이런 식으로 신청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며 “어차피 계좌 입출금 기록이 어디로 도망가는건 아니니 만큼 시간을 두고 신중히 검토해 영장을 청구할지 기각할 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건 기각하건 간에 담당검사의 보강수사 지휘를 통해 증거관계 첨부 및 관련자의 진술을 붙이지 않은 부분을 지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추적 영장을 보내면서 어떻게 증거관계나 조사내용을 안 붙이고 보낼 수 있겠나. 전부 붙여서 보냈다”며 “영장청구 여부를 고민한다는데, 그냥 증거관계 따져 지휘하면 될 일이라 본다”고 말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앞서 14일 김 부장검사의 실명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차명계좌에서 김 부장검사의 실명계좌로 억대의 금품이 넘어간 것을 확인했다”며 “연결된 계좌인 만큼 이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을 순 없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