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재정지출 135억유로 삭감 구제금융 315억 지원 발판 마련

양대노총 48시간 총파업 돌입 10만여명 대규모 反긴축 시위

그리스 의회가 8일(이하 현지시간) 새로운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구제금융 차기 집행분인 315억유로를 지원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가까스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 의회가 찬성 153표, 반대 128표, 기권 18표로 긴축안을 과반수를 조금 넘긴 의원들의 승인으로 최종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법안의 주된 골자는 향후 2년 동안 세금인상과 연금삭감을 포함해 135억유로 규모의 재정지출을 삭감하는 것이다. 새 긴축안은 퇴직 연령을 65세에서 2년 연장하고, 공공 부문 임금을 삭감하는 등 고용시장을 개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연금 수령자들에 대한 성탄절 및 휴일 수당을 폐지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혜택을 삭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리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법안 통과로 연금 생활자들의 수령액은 5~15%가량 줄어들 예정이다.

그리스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지급받지 못했던 구제금융 315억유로를 트로이카(국제통화기금,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로부터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인 ‘유로그룹’은 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차기 구제금융 집행분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정부는 현금이 사실상 바닥난 가운데 다음주 말까지 국채 만기자금 50억유로를 상환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날 긴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이에 맞춘 내년 예산안은 11일 밤늦게 다시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이날 표결에서 드러난 연립정부 내 분열상은 향후 그리스 정부가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데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민주좌파당은 트로이카가 요구한 노동부문 개혁을 재협상하거나 철회하라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 다른 연정파트너인 사회당에서도 이탈표가 다수 나왔다. 그리스 원내2당인 시리자도 법안 통과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집권연정이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훼손했으며, 국민들의 희망을 깨뜨렸다”고 반발했다.

이날 법안 통과에 대해 안도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가 오늘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며 “향후 예정된 예산안 처리도 잘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그리스 의회당 앞에서는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해 화염병을 던지는 등 반긴축 시위를 격렬하게 벌였다. 그리스 양대 노총인 노동자총연맹과 공공노조연맹도 6일부터 48시간 총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