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범 LG가(家)를 상징하는 인화(人和), 무욕(無慾)의 경영이념이 또다시 빛을 발했다.

LS그룹 회장직이 올 연말 구자홍(66) 회장에서 구자열(59) 회장으로 이양된다. LS그룹은 창립 10주년인 지난 11일 경영권 이양을 공식 발표했다. 둘은 사촌형제간으로 국내 재계에 이례적인 사촌간 경영권 이양이 평화롭게 이뤄졌다.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LS그룹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째, 다섯째, 여섯째 동생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등 3형제가 공동 설립했다. 지분은 각각 4대4대2로 나눠 유지되고 있다.

3형제는 그 중 큰 형인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정하면서 직계가 아닌 사촌에게 회장직을 계승케하는 사촌경영 원칙에 합의했고 구자홍 회장은 10년만에 그 약속을 지켰다.

구자홍 회장은 초대 회장에 취임,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그룹의 기틀을 확립하고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본업인 전기ㆍ전자, 소재,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며 LS를 재계 13위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1월2일 이임식을 마치면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직을 맡아 경영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구자홍 회장은 “그룹의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기틀을 마련했고 출범 당시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을 더없이 큰 보람”이라며 “보다 역동적이고 능력있는 경영인이 제2의 도약을 이뤄야 할 시기에 구자열 회장은 최적임자로 확신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 20일 별세한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은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스타일의 경영자다. LS전선 회장과 LS엠트론 대표이사 회장, LS네트웍스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 과학기술위원장, 울산과학기술대 이사장 그리고 대한사이클연맹 회장도 맡는 등 대외 활동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제 구자열 회장은 스마트그리드,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핵심부품, 해외자원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인 그린 비즈니스를 육성할 출발점에 섰다.

향후 재계의 관심은 구자열 회장보다 11살 어린 구자은(48) LS전선 사장으로 회장직 이양 여부에 쏠릴 전망이다. 구 사장은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사촌경영 원칙의 종착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동업은 형제와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LS그룹은 아름다운 승계의 원칙을 이어가게 됐다. 6형제인 LG가 창업 1세대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구태회 명예회장은 내년 구순(九旬)을 앞두고 사촌간 경영권 이양을 뿌듯하게 여기며 형제들에게 떳떳할 수 있으리란 예상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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