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병국 기자] 서울 광진구 광진경찰서에 김진찬(82) 할머니 등 25명의 노인들로부터 25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연필로 눌러쓴 편지였다.
광진구 세종한글교육센터에서 한글을 배운 노인들이 ‘의경 선생님’을 보내 준 광진경찰서(서장 최석환)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였다.
한글을 갓 배운, 할머니들의 편지에는 여러 사연들이 담겨 있었다. 편지는 ‘글을 몰라 서러웠던 세월에 대한 이야기’, ‘이제 새 세상에서 사는 기분이 든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었다.
이날 편지전달을 위해 광진 경찰서를 찾은 김 할머니의 목소리가 어느새 젖어 들었다.
김 할머니는 “얼마나 한이 됐는지 몰라요, 눈을 떠도 눈을 감고 있는 세월이었어요. 이상호 의경 선생님 덕분에 이제 눈을 떴어요. 간판도 보이고 이제 은행도 혼자 갈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 할머니는, 여자가 글을 배우면 안된다는 부모님의 고집 때문에 학교는 커녕, 한글도 깨치지 못했다. 한글을 모른 채 팔십여년 살았다. 39살 때 남편이 세상을 뜨면서 4형제와 조카 두 명을 혼자 키워 냈다. 자식들은 물론 손자들의 장성을 지켜본 그는 몇해전부터 “이제는 내차례”라며 한글 배우기에 나섰다.
세종한글교육센터에서 매일 두시간 할머니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왔던 이상호 의경(30ㆍ상경)은 “할머니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오전 10시부터 매일 두시간씩 하는데 빠지는 할머니가 없다”고 말했다.
광진경찰서 직원들은 2006년부터 세종한글교육센터에서 한글을 모르시는 노인들을 위해 강의해왔다.
coo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