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이른바 ‘노크 귀순’ 사건으로 15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5명의 장성과 9명의 영관급 장교를 문책하는 사상 최대의 처벌 방침도 밝혔다. 북한군 병사가 철책을 3개나 넘고 아무런 제지없이 군부대로 들어와 문을 두드릴 정도로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 하니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미흡해 보이는 이유는 왜일까. 김 장관의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직후에 더욱 심각한 내용이 확인됐다.
김 장관과 정승조 합동참모본부의장이 ‘노크 귀순’이 발생한 다음날인 3일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진 것이다.
노크 귀순 당시 상황보고 혼선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국방부 감사관이 밝힌 내용이었다.
이 브리핑이 있기 전까지 김 장관과 정 의장은 지난 10일까지 노크 귀순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특히 정 의장은 국정감사에서 “(2일 북한군 귀순자는) CCTV로 발견했다”고 증언한 데 이어 “(노크 귀순 사실은) 지난 10일에야 보고받았다”며 증언하는 등 두 차례나 거짓말을 했다. 명예를 목숨처럼 여기는 군의 최고 수장이 공개석상에서 두 차례나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은 우리 군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다.
이런 까닭에 지금 군은 수치스러움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철책선을 넘어 온 북한군 병사 한 명이 북한의 1개 군단도 해내지 못할 위업(?)을 달성했다는 자조와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사실 이번 노크 귀순 해프닝은 우리 군이 자초한 일이다. 휴전선 철책경계를 소홀히 한 군기문란에, 병력과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이를 방치한 군 수뇌부의 방조, 상황보고 체계의 혼선, 지휘부의 사건 축소 및 은폐 노력 등이 맞물린 결과로 봐도 무방하다.
구멍 뚫린 철책도 문제지만 지금 군이 더 부끄러워해야 할 일은 군 수뇌부의 면피행정이다. 책임자에 대한 단호한 처벌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군 수뇌부 역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한다. 국민의 군으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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