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해안가에 통유리와 강철로 지어진 노키아 본사. 이 건물은 한때 핀란드 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노키아는 최근 본사 사옥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은 핀란드 국민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 노키아는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제왕’이었다. 핀란드 최대 기업으로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끌기도 했다.

핀란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98~2007년 노키아가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에서 25%를, 핀란드 전체 연구개발(R&D)에서는 30%를 담당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칼이 됐다. 2007년부터 시작된 노키아의 몰락은 자국의 큰 고민거리가 됐다. 의존도가 높은 노키아가 타격을 입자 핀란드 경제 역시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 경제의 침몰로 직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핀란드 산업은 풍부한 산림자원을 바탕으로 한 제지펄프업이 전통적으로 주요한 축을 맡고 있다. 기계업종에서 바칠라와 코네 등과 같은 세계적 기업이 포진해 있으며, 디자인 산업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노키아의 부진은 핀란드에 분명 위기지만, 강점있는 산업의 선전으로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얘기다.

핀란드 내부에서도 노키아에 의존치 말고 새로운 기술과 산업으로 동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키아에 편중돼 있던 인재가 다른 산업에서 자리잡을 수 있게 지원하고, 시장 변화에 맞춰 로비오 등 신생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핀란드 정부도 노키아에만 기대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정책으로 선회했다.

여성 총리 마리 키비니에미는 2010년 취임 직후 “잔디밭이 말라버리면 더 많은 물을 줄 필요가 있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씨도 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강소국의 교과서’ 핀란드가 노키아의 몰락에 대처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