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검찰이 한의학 관련협회인 대한약침학회에 대해 불법의약품제조판매 혐의로 강제수사에 나서자 한의학계가 ‘표적수사’라며 크게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고흥)는 검사와 수사관을 파견해 지난 달 26일 오전 서울 가양동 대한한의사협회 4층 약침학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회계 장부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사실이 16일 확인됐다.
약침학회 측은 이를 두고 “이미 경찰 2곳에서 조사를 벌여 모두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을 먼지털듯 다시 파헤치고 있다”며 “한의학과 약침학회에 대한 명백한 표적수사”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한의사들이 주축이 된 커뮤니티에 내에서도 형평성을 잃은 수사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은 한의학계와 앙숙관계인 대한의사협회가 올 3월 ‘약침학회가 불법의약품을 만들고 판매한다’며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됐다. 검찰은 강서경찰서와 강남경찰서에 연거푸 수사지휘를 내렸지만 두 경찰서 모두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직접 압수수색이라는 강제수단을 동원, 직접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의협의 고발 직후 약침학회도 의협을 약사범위반혐의(의약품 불법취득 등)로 맞고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이 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약침학회측 변호인은 “대법원 판례에서 약사법위반이라고 판단한 사건과 유사한 고발건인데 너무 간단히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게 아니냐”며 의구심을 내비쳤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사를 위해 압수가 필요했고, 법원이 이를 인정했으니 영장을 발부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절차대로 수사중”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혐의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중이라 밝히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약침학회 고발에 적용된 불법의약품 제조 및 판매혐의는 양한방이 수십년째 다투고 있는 사안과 맞물려 있다. 한의사들은 주사기를 통해 약재를 주입하는 약침의 약재를 스스로 만들어 써 왔다. 한의사가 자신이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한약을 직접 조제할 수 있다는 약사법 부칙 제8조를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의협 등은 임상실험 등의 절차와 당국 허가가 없이 약을 만들어 쓸 수 없으므로 불법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방 소재 한의원들이 매번 서울 소재 약침학회를 방문해 약을 직접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약침학회가 약침용 한약을 직접 만드는 데 참여하지 않은 회원 또는 비회원 한의사들에게 유무상으로 판매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경우 한의사 스스로 만들어 써야 한다는 관련 조항에 저촉돼 단속 대상이 된다.
/
yj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