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역할 기대 반 회의 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상설구제금융기금 유로안정화기구(ESM)가 공식출범했다. 그러나 구제금융 지원조건이 아직 합의되지 않은 데다 유로존 상황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기대감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끝난 직후 “ESM은 향후 유로존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SM은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돈으로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등 구제금융 국가들에 자금을 지원한다. 재원 규모는 5000억유로이며, 2013년 7월 이후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체하게 된다.
ESM이 공식출범하면서 유로존 재정위기의 해결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추가 지원 여부, 스페인 재정위기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단 그리스 차기 지원금 집행여부에 대한 결정은 미뤄졌다고 밝혔다. 유로존 재무장관은 18일까지 국제채권단인 트로이카와 합의한 긴축재정과 민영화조치 등에 대해 연립정부 내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는 그리스가 315억유로의 차기 구제금융 집행분을 받으려면 다음주까지 트로이카와 협상을 마무리 짓고 이를 연정 내에서 합의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일 그리스를 직접 방문해 그리스가 독일에 양보를 얻어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자금 조달에 허덕이는 스페인에 대해 독일은 “당장은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불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로그룹 참석에 앞서 “스페인 정부가 필요없다고 한다면 그 말을 믿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스페인은 은행권에 이어 지방정부들이 줄줄이 중앙정부에 손을 내미는 실정이다.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안달루시아 지방은 9일 스페인 중앙정부에 49억유로의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지방정부가 요청한 자금 규모가 160억유로에 달함에 따라 지방정부 구제를 위한 지원기금 180억유로는 곧 바닥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위기에 대한 논의는 18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다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권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