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끝> UN자문기관 ‘국제아동돕기연합’ 이끄는 신세용 이사장

지역민 대상 교육·보건 등 권한 부여 새 구호방식 ‘키퍼 프로젝트’ 큰 반향 내년 3월부터 첫 현장 투입 기대감 “퍼주기식으로 변화요구 부작용만 키워 마음의 빈곳 찾아 주는게 진짜 나눔”

‘밀레니엄 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라는 게 있다. 2000년 유엔에서 채택된 의제로, 2015년까지 전 세계의 빈곤을 반으로 줄이자는 회원국 간 약속이다. 유엔 회원국이 ▷극심한 빈곤과 기아퇴치 ▷초등교육의 완전 보급 ▷성평등 촉진과 여권신장 ▷유아 사망률 감소 ▷임산부 건강개선 ▷에이즈와 말라리아 등의 질병 퇴치 ▷환경 지속가능성 보장 ▷발전을 위한 전 세계적 동반관계의 구축 등 8가지 목표를 2015년까지 달성하는 데 힘을 합치자는 게 의제의 내용이다.

이 가운데 기아퇴치, 유아 사망률 감소, 질병퇴치 등의 분야에서 유엔이 주목하고 있는 국내 단체가 하나 있다. 바로 국제아동돕기연합(UHIC)이다.

유엔의 자문기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UHIC는 전 세계 관계자의 관심 속에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키퍼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절대빈곤층이 많은 탄자니아에 마을별로 그야말로 ‘지킴이(keeper)’를 한 명씩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외부인이 선생님처럼 마을에 부임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지역 출신의 현지 청년을 선발해 필요한 교육을 실시한 후 그가 마을에 같이 살면서 지역민의 기초교육과 보건ㆍ위생 등을 책임지게 되는 방식이다.

키퍼에게는 상황별 행동 매뉴얼이 담긴 PDA 형태의 스마트장비가 지원돼 지역본부나 현지 기관과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첫 교육을 마친 키퍼가 현장에 투입된다.

UHIC는 그 과정과 결과를 유엔에 보고하게 된다. 성공적이라는 판단이 나올 경우 키퍼 프로젝트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 극빈지역에 도입될 가능성도 높다. 유효하고 특화한 글로벌 키즈(Kids) 나눔이라는 평가다.

UHIC를 이끌고 있는 신세용 이사장은 “의욕있는 현지 인재를 우리 직원으로 채용해 지역으로 돌려보내 다시 그들 손으로 현지 어린이를 지키고 키워낸다는 미래지향적 개념이 높게 평가를 받았다”며 “아프리카 오지마을의 인구나 정보가 정확히 파악되기 때문에 현지 시정부 등의 반응도 좋고, 그 지역 출신이 오기 때문에 현지 마을의 저항감도 적다”고 설명한다.

UHIC는 신 이사장이 2004년 설립한 단체다. 전 세계 빈곤층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구호활동이 목적이다. 현재는 탄자니아ㆍ필리핀ㆍ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아동영양센터ㆍ병원 등을 운영하면서 의료 및 보건ㆍ교육활동 등을 지원 중이다.

30대 후반의 젊은 신 이사장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그는 13세에 홀로 미국 유학을 떠나 수학한 뒤 다시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경제·철학(P.P.E) 학사와 석사학위를 땄다. 유학시절의 경험을 책으로 내 밀리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고, 옥스퍼드 시절에는 한인학생회 초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귀국해서는 파생상품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성공가도에 들어서는가 싶을 때인 2004년 UHIC를 설립했다.

UHIC는 남다른 구호 기치를 내건다. UHIC 활동의 최우선은 최빈국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에 맞춰져 있다. 막연하게 ‘아프리카 아이들을 구합시다’가 아니라 연합에서 가장 급한 아이를 선정해 ‘이달에는 이 아이를 구합시다’라는 식으로 이뤄진다.

“그간 아이들 교육ㆍ자원봉사ㆍ후원 등 안 해본 게 없지만, 이제는 오로지 생명을 살리는 데만 초점을 둔다. 무조건 퍼주기식으로 그네들 문화를 바꾸려고 하면 안된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생명을 지키는 데만 우리가 도움을 주고 나머지는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다고 1인씩 결연을 맺거나 막연히 성금을 현지 단체에 전달하는 방식도 비효율적이다. 여기서 3만원 후원하면 2만5000원은 불필요한 비용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현지에서 우리 스태크가 선정한 가장 급한 아이들부터 집중적으로 차례차례 돕는 방법을 택했다.”

신 이사장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이 두 가지 있다. 먼저 “왜 아이들이냐”다. 신 이사장은 “아이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고통을 당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을 돕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돈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사람의 인성이나 성품은 아주 작은 데서 바뀐다. 어릴 때의 경험 하나가 평생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아프리카 아이들도 누군가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가장 많이 변하더라. 마음의 빈곳을 채워주면 아이들은 자신도 훗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그게 그 친구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된다.”

UHIC는 내년 탄자니아에 현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열 계획이다. 현지의 부유층이 먹고 마시는 게 고스란히 현지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탄자니아에 설립될 카페는 사실 UHIC가 서울 강남역에서 운영 중인 국제아동돕기 후원 북카페 ‘유익한 공간’의 모델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유익한 공간의 경우 UHIC의 취지에 공감한 독지가가 염가에 건물을 임대해주고 삼성에버랜드가 무료로 고급 식자재를 제공해 운영된다.

UHIC의 슬로건은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이다. 이 다음에가 아니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작은 마음에서부터 시작하라고 귀띔한다.

“작은 후원을 먼저 시작해보고, 마음을 차츰차츰 넓혀 보세요. 지나가는 아이를 보면서 아프리카의 아이를 상상해 보십시오, 내가 돕는 아이는 탄자니아에 사는 누구인데 키는 몇이고 몇살이고 뭘 좋아하고 이렇게 생각을 조금씩 넓혀 가십시오. 그렇게 마음의 그릇에 다른 것을 덜어내고 아이들을 담기 시작하면 어느새 아주 큰 게 담기게 됩니다. 그러면 세상은 변할 수 있습니다.”

<홍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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