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영화의 엔딩 크래딧이 올라오는 데도 다들 일어난다. 드라마 ‘골든타임'도 끝났다고 채널을 돌렸다가는 정말 괜찮은 장면을 못볼 뻔 했다.

25일 ‘골든타임' 마지막회는 세중병원에 응급환자가 실려오는 것으로 일단 끝나는 듯했다. 병원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어 최인혁(이성민)과 이민우(이선균), 강재인(황정음) 등이 그동안 치료했던 환자들의 모습을 일일이 담아내면서 엔딩 크래딧이 올라갔다.

의학드라마가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다보면 환자들은 자칫 도구화될 수 있다. 의사들의 애환 등을 통해 캐릭터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환자가 단순히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골든타임'은 환자들에 관한 관심을 놓치지 않았다. ‘골든타임'이 의사의 이야기지만, 환자를 최우선으로 하지 못하는 병원 시스템과 병원권력 등을 중증외상환자들을 중심으로 다뤄 사회고발 드라마까지 될 수 있었던 것도 환자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들에게 작은 것까지도 배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그동안 ‘골든타임'을 보면서 계속 들어오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할지가 걱정됐다. 이들 이야기를 완전히 풀어내기에는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여유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들 환자 이야기는 ‘골든타임'답게 멋있게 마무리됐다.

트럭에 깔려 병원에 실려온 5세 어린 환자. 수술금지령이 내려져 있던 최인혁을 수술하게 해 결국 사표까지 내게 했던 이 어린 환자는 의식을 회복했다. 총을 맞고 들어올 때부터 수상했던 ‘산탄총 커플’은 교도소를 나와 두부를 먹고 있었고, 병원에서 난동을 부렸던 조직폭력배와 술집아가씨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다.

중국집 배달부였던 박원국 환자는 교통사고로 비록 한 다리를 잃었지만 퇴원해 당구장으로 음식을 배달하며 건강하게 살고 있었다.

‘이민우 인턴 따위'가 응급상황이라 직접 개복수술을 해 컨퍼런스까지 불려가는 상황을 야기했던 산모는 이민우가 지극정성으로 돌봐 상태가 좋아졌고,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던 아기도 회복했다. 변이 나와 기뻐하는 환자도 있었다. 어린 딸을 잃었던 젊은 부부는 과일 행상을 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지난 24일 한류블로그를 운영하는 2명의 영국인과 인터뷰를 나누던 중 한국드라마의 아쉬운 점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 “한국 드라마는 마지막회를 보면 오히려 실망한다. 잘 나가다가 마지막회에서 흐트러진다. 그래서 우리사이에는 한국드라마의 마지막회는 보지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골든타임'만은 마지막 회를 꼭 봐야한다고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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