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서울의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노사관계 안정, 지역경제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일자리 창출등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조직된 ‘서울시 노사민정협의회’가 내년 1월 출범을 앞두고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노사민정협의회 구성은 박원순 서울 시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ㆍ시민단체와 맺은 정핵 합의사항이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노정협의기구’를 만드는 것을 박 시장에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시는 민주노총하고만 별도의 노정협의기구를 마련하긴 어렵단 입장을 고수, 양측은 1년 여간 참여여부와 운영 방안을 놓고 힘겨루기를 해왔다.

19일 서울시와 민주노총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18일 회의를 열고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양측은 협의회의 역할과 조직구성안에 대해 합의했다. 시는 협의회 참석인원을 10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산하에 ‘노사’ㆍ‘좋은 일자리’ㆍ‘노정협의회’ 등 3개 분과위와 투자출연기관 노조가 참여하는 ‘서울모델협의회’를 담당할 특별위원회 1개를 두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했다.

‘노사민정협의회’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위원장으로 근로자 대표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각 1명,사용자 대표인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각 1명, 각 분과위원장 3명, 시민ㆍ언론계ㆍ법조계 등 공익 대표 3명, 시의원 1명, 고용노동부 서울고용노동청장이 참여한다. 산하의 ‘노사협의회’에서는 노사분규와 비정규직 문제를, ‘좋은일자리협의회’에서는 일자리창출, 실업문제, 직업능력개발 문제를, ‘노정협의회’는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의 처우개선을 위한 현안을 다룬다. 특히 ‘노정협의회’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 갈등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 1ㆍ2소분과로 나눠 운영하며, 의견 조정은 10월 신설될 노동정책과 내 협의회 전담팀(직원 4명)이 맡는다. 기존의 지역고용심의회와 일자리협의회는 폐지되고 ‘노사민정협의회’로 소속된다.

‘서울모델협의회’는 시 산하 6개 투자ㆍ출연기관(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서울시설공단, SH공사, 농수산물공사, 서울의료원)의 근로조건 및 임금ㆍ복지 등을 협의하는 기능을 한다. 여기엔 각 기관의 노동조합 6명과 사용자협의회 6명, 공익위원 6명 등 총 18명이 참여한다. ‘상시 개최’였던 본회의는 반기별 1회, 분과위별 회의는 분기별 1회로 정례화 해협의회의 위상과 영향력도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용자 측의 참여를 강제할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실무담당자가 참여하지 않고 있어 책임성 및 실질적인 집행력 확보를 담보할수 없기 때문이다.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지난 2000년에 출범했던 ‘노사정서울모델협의회’처럼 단순히 노사협의회로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부에서는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서울시의 정책 지향점이 달라 기본적으로 원활한 운영이 힘들것이란 지적도 있다. 민주노총의 경우 ‘노동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하지만 ‘노사민정협의회’는 ‘노사화합’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시는 ‘노정협의회’ 위상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는 ‘노정협의회’를 분과위원회로 운영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노총은 특별위원회 수준으로 격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하의 분과위원회로 운영되면 본회의 과정에서 진보적인 정책들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