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주식시장 관심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 대응’에서 ‘세계경기와 기업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ECB의 OMT와 美 FRB의 전격적인 QE3 실시 등 글로벌 유동성 확충으로 2000선을 회복한 코스피는 3분기 ‘Pre-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세계 경기 회복 여부와 기업 펀드멘털 향방에 따라 ‘2050선 돌파’ 나 ‘1900선 회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특히 이달말에서 10월초까지 코스피는 3ㆍ4분기 기업실적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여부, 미ㆍ중 등 G2 경기 전망, 국제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향방 등 ‘4대 변수’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4대 변수가 가닥을 잡기 전까지 코스피는 당분간 2000선을 사이에 둔 치열한 매매공방이 전개되는 가운데, 개별주 중심의 종목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3분기 Pre-어닝 시즌 돌입, 3분기보다는 4분기가 문제=이번주부터 3분기 프리-어닝 시즌에 본격 돌입한다. 기업들의 3분기 영업실적은 2분기에 비해 소폭 회복될 전망이지만, 실적추정치가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어 글로벌 경기 하강 기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4분기에는 상당수 상장사들의 실적이 3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글로벌 경기부양에도 불구, 경기가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코스피 추가 상승에 부정적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 금융업을 제외한 국내증시의 3분기 실적은 매출 정체(전분기 대비 +1.4%)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대폭(+40.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실적 추정치의 절대 수준이 견조함에도 불구, 추정치 자체는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어 이번주부터 본격화될 프리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최근 ▷여행 등 중국 소비관련주 ▷제약 등 일부 내수업종 ▷게임 등 중소형주의 경우 실적과 연계된 상대적 강세는 주목할 만 하다”고 지적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에는 다시 급락할 것이란 전망도 코스피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발표한 주요 상장사 114곳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1조3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5.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순이익도 4.7% 감소한 24조4천억원으로 예상됐다.
특히 4분기에는 코스피 대표업종인 IT주의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코스피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54조1천640억원, 영업이익 7조3천652억원, 순이익 6조1천283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는 전 분기대비 매출은 5.62% 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67%, 2.33% 줄어든 수준이다.
LG전자도 새 스마트폰 옵티머스G에 대한 기대감으로 4분기에 2천17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동기보다 늘어나는 것이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각각 19.29%, 5.79% 줄어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 유통, 필수소비재 업종도 실물경기 부진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특히, 금융업종은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전분기보다 21%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와 철강의 경우 4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스페인 구제금융 불확실성 진화될까=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코스피에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오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개혁안 발표와 28일 스페인 금융시스템에 대한 감사결과 공개 등이 예정돼 있어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여부와 증시 반등이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달초 나온 ECB의 OMT(Outright Monetary Transaction: 무제한 국채매입)는 스페인에 발목잡혀 있는 상태다. 주식시장에서 예상하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월말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10월 8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ESM 첫번째 이사회 개최)에서 조건이 결정되는 것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팀장은 “지난 6일 ECB의 전면적 통화정책 발표를 통해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에 대비한 로드맵을 정해놓은 상황인 만큼,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으로 인한 시장 충격은 제한적으로 판단되며,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될것”으로 예상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재정위기가 전정되고 국채시장에서 자생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단 장기금리가 5% 아래로 하락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결국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과 연계되어 있다”며 “27일 시작되는 스페인과 EU간 구제금융협상이 타결될 경우 스페인 장기금리는 5% 아래로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금융시장내 불확실성을 크게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이 지연될 경우 유로존 악재가 재부각될 우려가 상존해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페인이 구제금융 없이 원할한 자본조달(국채금리 안정)이 가능하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지만 현재의 스페인 상황은 단기적 안정이 나타나더라도 언제라도 상황이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제금융과 OMT의 가동은 이러한 미래의 불확실성에 확실한 안전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스페인 입장에서 비용보다 편익이 클것으로 판단한다”며 “스페인의 구제금융이 늦춰지면 ECB의 OMT에 대한 무용론이 확산될 수 있고, 단일은행감독기구에 대한 이견이 결합되면서 지난 7월이후 진전되어온 유럽의 전진이 정체 또는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G2 경제회복 가능성=QE3 등 전격적인 유동성 확충이후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경기가 회복되는 지표 확인 여부도 코스피 추가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QE3 시행으로 3.5% 내외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모기지 금리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고, 20대 도시의 주택가격이 1월이후 5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주택가격 하락을 기다리던 대기매수세가 주택구매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등 미국 주택시장 개선 흐름은 긍정적이다. 양경식 연구원은 “미국 주택시장의 안정적 회복은 미국 가계의 소비증가를 통해 미국경제의 안정적 회복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주에는 QE3 실시 이후 주택 및 고용시장 첫 지표가 발표돼 주목된다. 우선 ▷25일(현지시간)에는 美 7월 케이스-쉴러주택가격지수,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26일 8월 신규주택판매 ▷27일 내구재 주문 ▷28일 9월 시카고 제조업지수, 개인소득 및 소비지출 등의 경기지표가 나온다.
류용석 팀장은 “이들 경기지표는 기존의 점진적 개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기선행지수 턴어라운드 여부도 글로벌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류 팀장은 “중국의 본격적인 정책대응이 10월19일 당대회 이후로 늦춰진 상황에서 코스피와 흐름을 같이했던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턴어라운드 여부는 중요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주 후반 발표되는 중국 경기선행지수에 따라 코스피의 단기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경식 연구원은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말까지 중국 인민은행이 지준율과 기준금리를 1~2차례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하반기중 개인 소비세 기준 완화와 중소기업 감세 및 소비확대를 위한 소비품 관세 인하조치 등 세제를 활용한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7월이후 중국 인민은행이 보여주고 있는 RP매입 거래 확대와 통안채 발행 중지 등은 조만간 중국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될 수 있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주 후반 발표될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턴 어라운드 하지 못할 경우, 10월중순이후 새 진용을 갖춘 중국 지도부에 의한 경기부양 기대감은 더 커질 것이란 얘기다.
▶국제유가 향방=QE3 실시에도 불구, 지난 1ㆍ2차 당시 처럼 달러약세에 따른 ‘상품가격 랠리’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1,2차 당시와 다른 경기상황과 QE3의 성격 및 강도 측면에서 과거의 같은 상품가격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상황이다.
대신증권은 두가지 이유를 들어 ‘QE3실시→달러 약세→상품가격 랠리’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패턴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째, 과거와 다른 경기상황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QE1은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3대축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수요회복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었다. 지금은 재정정책 없이 통화정책만 가동되고 있다. QE2당시에는 원자재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강력한 수요가 건재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의 원자재 수입수요는 이전과 다른 둔화패턴을 보이고 있다.
둘째, QE3의 성격과 강도 측면에서도 과거와 같은 상품가격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QE3는 이전 QE1,QE2와 다른 특징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QE1, QE2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단기(6개월 내외)에 집중되었다면, QE3는 매입 강도가 약화고 장기프로그램 성격을 갖는다. 2014년 말까지 시행을 가정한다면 총량은 QE1보다 작고 QE2보다는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승훈 연구원은 “이번주는 유가의 하단지지력이 90달러(WTI기준)에서 형성되는지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며 “유가가 추가 하락해 80불대로 진입할 경우 수요없는 회복에 대한 논란을 키울 것이고, QE3에 대한 불신을 확대 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90달러대에서 지지력이 형성되면 유가는 90~100달러 사이의 이상적인 밴드(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추고, 정책 확장성을 높이는 수준)가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시장이 가지고 있는 상품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한 불안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QE3 이후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며 “유동성 보다는 미국 부동산시장, 상품주보다는 기술주에 베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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