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차기 지도자로 낙점된 시진핑(習近平ㆍ59) 국가 부주석이 열하루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여러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11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는 한 해외 언론사 기자가 “시진핑 부주석이 살아 있긴 하는거냐”라고 질문하자 훙레이 대변인은 “진지한 질문만 하라”며 면박을 줬다고 한다.
최고 지도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가 갑갑함을 넘어서 픽션의 세계로 치닫고 있다. ▷요양치료▷심장발작▷교통사고▷과로▷쩡칭훙 전 부주석 개입▷차기정권 플랜B 가동▷시진핑 부주석 파업▷유전병▷권력투쟁 실패▷홍콩행▷운동으로 부상▷테러 등 지금까지 나온 시진핑 실종에 관한 미스터리만 12가지 버전에 달한다.
▶건강이상설=시 부주석이 지난 5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돌연 취소하자 운동을 하다 부상을 입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장 먼저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5일 미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시 부주석이 등에 부상을 입어 클린턴 장관과의 회담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11일 베이징의 한 정치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시 부주석이 가벼운 심장발작을 일으켰으나 심각하지 않고 18차 당대회 참가가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5일 “시 부주석이 수영을 하다 부상을 입어 손을 들어 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부주석 실종 사건이 있기 몇 주 전 홍콩 월간지 밍징(明鏡)은 “중풍 가족력이 있어 최고 지도자 임무를 수행하기 힘들 것”이라며 건강 문제를 꼬집었다.
▶권력 투쟁설=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보쉰닷컴은 시 부주석이 보시라이 전 충칭 서기의 추종자들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2시간 후 이 기사를 삭제하고, 시 부주석이 18차 당대회 준비를 위해 하루 15시간씩 일을 하다 과로가 겹쳐 요양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상하이방의 좌장인 쩡칭훙(曾慶紅·73) 전 부주석의 협박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중국의 한 사이트는 정치 원로들이 간섭에 나서면서 시 부주석이 클린턴 장관과의 회담이 취소됐다는 글을 올렸다.
또 중국의 시사평론가 린허리(林和立)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이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후진타오 주석이 자신의 계파인 공청단파를 너무 많이 심어나, 이에 대한 불만으로 시 부주석이 파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한 언론은 필명 ‘샤오이’의 글을 통해 “후진타오 주석의 해외 순방 때 시 부주석이 집에서 군사회의를 열었다”면서 이 때문에 당내 비난이 커져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시 부주석의 신중한 성격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갖가지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11일 홍콩 핑궈르바오는 시진핑 부주석이 권력 승계가 불가능해지면서 베이징 정가에 차기 지도부 계승에 관한 ‘플랜 B’설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시 부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뒤를 잇고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원자바오(溫家寶)를 이어 총리직을 맡는 대신 리커창-왕치산 부총리 체제로 바뀔 수 있다는 것.
또 다른 언론은 시 부주석이 ‘중국식 국민교육’ 반대로 어수선한 홍콩 정국을 정리하기 위해 비밀리에 내려갔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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