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민상식 기자]구직자 A(27) 씨는 최근 모 대기업 채용공지를 보다가 채용인원 ‘00명’이라는 문구에서 순간 멈칫했다. “00명은 도대체 몇 명을 뽑는 것일까.” A 씨는 이 기업 인사팀에 대략적인 채용인원을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알려줄 수 없다”였다.
기업들이 채용인원을 00명으로 표기하며 채용규모를 알려주지 않아 구직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실제로 17일 채용사이트에 올라온 채용공고를 보면 기업들 대부분이 채용인원을 00명으로 표기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회사의 규모와 전년도 합격 인원을 따져 채용인원을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채용인원 00명은 대개 중소기업의 경우 20명 내외, 대기업은 50명이라는 게 구직자 사이의 정설이다.
문제는 00명을 뽑는다고 공지했는데 나중에 최종합격자를 보면 1~5명인 경우다. 구직자 B(25ㆍ여) 씨는 “모 기업이 채용인원을 처음에 00명으로 표기해 10명 이상 뽑을 줄 알았는데, 나중에 최종합격자를 보니 3명이었다”고 말했다.
채용사이트 잡코리아 관계자는 “채용인원은 해당 업체에 문의해야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00명으로 표기를 했더라도 지원자가 적으면 1~9명을 뽑을 수 있다”고 밝혔다.
00명은 특별한 의미 없고 기업들이 습관적으로 쓴다는 지적도 있다. 모 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00명은 채용인원이 미리 정해진 게 아니라 필요한 인원이 충원될 때까지 채용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00명은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한 기업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순묵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는 “구체적인 채용인원을 제시하면 지원율이 떨어지게 된다”면서 “그러나 지원자에게 구체적인 채용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 00명을 뽑는다고 했는데 1~2명을 최종채용하는 것은 과장 광고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