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1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대중음악진흥위원회 발족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K-팝(Pop)의 세계적인 인기를 기회로 삼아 대중음악 진흥 지원 정책을 체계적으로 시행할 전담기구와 관련 예산 확보의 법적 근거를 추진하기 위한 자리였다. 대중음악 관련 25개 단체가 한데 모였다. 참석 가수들도 원로에서 아이돌까지 세대를 망라했다.
기념관 입구 앞에 레드카펫이 깔렸다. 중견ㆍ아이돌 가수들이 도착 순서에 따라 차례로 레드카펫 위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했다. 같은 시간 기념관에 견학 온 학생들은 안전요원들의 기에 밀려 차마 다가서진 못하고 멀리서 포토존만 힐끗거렸다.
대강당 안엔 가수들만큼이나 익숙한 정치인의 얼굴들이 많았다. 가장 앞 내빈석은 이들의 차지였다. 내ㆍ외빈 소개 순서에서도 이들의 이름은 맨 앞에 자리했다. 당적과 직책에 지역구와 위원회까지 상세한 소개가 이어졌다. 20여 명의 이름이 호명됐다. 자리에 없는 이름도 호명됐다. 당적은 대부분 여당이었다. 참석한 가수들의 이름은 시간 관계상 ‘…등’으로 요약돼 박수 소리에 묻혔다. 곧바로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소개된 이들이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났다.
목록에 없던 축사자 3명이 추가로 연단에 올랐다. 예정된 축사자는 2명이었다. 추가된 축사자는 모두 정치인이었다. 여당의 대통령 후보도 대변인의 입을 빌려 축사를 전달했다. ‘경제민주화’ 등 노골적인 정치적 수사가 장려한 축사 곳곳에 박혀있었다. 야당 의원은 전전(前前) 정권에서 ‘한류’가 시작됐다는 말을 강조했다. 축사자 중 가수는 패티김 뿐이었다. 패티김은 지난 2월 가수에서 공식 은퇴했다. 예정된 폐회 시간은 축사에 밀려 뒤처졌다. 폐회 시간의 추가 지연은 경과보고와 위원회 설립취지 설명을 줄임으로써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다.
인디음악은 대중음악 유통과정에서 가장 소외된 장르다. 행사에 모인 단체 중엔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 서교음악자치회 등 인디음악 단체도 있었다. 행사 동안 ‘인디’라는 단어는 단 한 번 스치듯 지나갔다. 한 인디 음악 유통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행사를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