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이제 공은 생산대수 유지 여부로 넘어왔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주간연속 2교대 도입에 합의하면서 큰 산을 넘겼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난제가 남았다. 주간연속 2교대제의 가장 큰 문제는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자연스레 생산대수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 지금까지 업계가 쉽사리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현대차도 이를 위해 생산 속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시간을 없애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기아자동차나 한국지엠 등도 현대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형님’ 격인 현대차의 향방이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1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서 현대차가 세운 생산량 보전 전략은 ‘업무 효율성 강화’로 요약된다. 기존 대비 근무시간이 줄었지만, 대신 효율성을 높여 이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UPH(시간당 생산대수)를 기존보다 7.5%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402대에서 30대가량 늘어나게 된다.
대신 새 근무제가 도입되면 업무 시간은 기존 대비 10.8%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줄어든 업무시간과 늘어나는 생산대수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업무 강도 역시 기존보다 줄어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즉, 업무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업무 시간 내에는 한층 압축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게 현대차의 전략이다.
그밖에 기존 낭비됐던 시간을 없애는 작업도 추진된다. 매달 진행된 안전교육시간이나 조회시간 등을 업무시간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현대차가 내부적으로 이 같은 방안을 도입, 시뮬레이션을 시행해본 결과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을 합쳐 기존 대비 생산대수 감소분이 약 1000대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측은 “현재 상황만으로도 생산량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설비투자 등까지 이어지면 충분히 기존 생산량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3000억원의 설비투자도 진행키로 했다.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 환경 개선 사업 등에 사용되며, 생산라인 확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나 한국지엠 등 근무제 변경을 논의 중인 다른 업체 역시 현대차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근무시간을 줄이면서도 월급제 전환 등 임금을 깎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선택을 내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무시간이 줄면 임금도 줄 수 밖에 없고, 이를 인정하지 못하면 결국 경쟁력있는 해외공장으로 생산물량이 이전된다는 현실을 현대차가 정면돌파하고 나섰다는 의미”라며 “현대차의 시도가 성공을 거둘지에 따라 다른 업체의 근무제 역시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30일 내년 3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현행 주야2교대제에서 8+9시간 형태의 주간연속 2교대제로 변경, 밤샘 근로가 폐지된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9월 3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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