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실효성 없다” 목소리도
이르면 내년 4월부터 대학 캠퍼스 잔디밭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학생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대학 내 전면 금주 등을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10일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대학가 주변에서 찬반 양론이 뜨겁다.
정부가 군사정권 시절에도 없던 금주령을 내리려 한다는 비판에서 대학가의 낭만을 구속받고 있다는 지적 등 반발이 거세다. 대학생 이명한(24) 씨는 “대학 내에서 금주를 한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가끔 잔디밭 등에서 마시는 막걸리와 맥주 한 잔이 우리 선배들의 추억이었고, 낭만”이라면서 “대학생이면 성인이고 자신의 음주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대학 캠퍼스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교육의 일부분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중ㆍ고등학교 때 술을 마시지 못하고 대학에 들어와서 술을 배우게 된다. 때문에 대학 캠퍼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음주문화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학 내 주류 반입 단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대학생 이슬기(27) 씨는 “대학교 주변에 수많은 편의점이 영업하고 있는 마당에 술 금지는 별다른 실효성이 없을 것 같다. 그 편의점까지 주류판매 금지를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학 캠퍼스 내 음주 금지를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캠퍼스 내 주점에서 소음이 발생하고, 새벽까지 캠퍼스에서 술마시는 학생으로 인해 성범죄 등 각종 범죄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조연정(25ㆍ여) 씨는 “주변에서 과한 음주로 교통사고를 당한 친구도 있었다”고 찬성의견을 밝혔다. 정현수(25) 씨도 “만취된 학생이 교내에서 소란을 피운 것이 알려지면서 학교에서 캠퍼스 내 음주를 금지시킨 적이 있다”며 “학교라는 공간은 학문을 위한 곳”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방적인 정부 규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곽규창(27) 씨는 “학교 축제 등 술문화 역시 캠퍼스 문화의 일부이고, 학생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인 입법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훈(27) 씨는 “요즘 술ㆍ담배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많아지는 것을 보면 과거 군부 독재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학 캠퍼스는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캠퍼스 안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법으로 금지하기보다는 각 대학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사건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