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끔찍한 성범죄…세상이 어쩌다가…
아름이·나주 초등생·임산부까지 지인 등 면식범 소행 절반 육박 아동은 ‘아는 사람’경계심 없어 범죄자들 범행 대상으로 삼아
최근 개봉한 영화 ‘이웃사람’은 14살 여중생이 이웃집 아저씨에게 무참히 살해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중생이 납치된 장소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앞 도로, 살해된 장소는 자신의 집 바로 아래층에 위치한 범인의 집 화장실이다. 매일 얼굴을 마주보고 살던 ‘이웃 사람’이 무자비한 살인마가 된 셈이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강력 성범죄는 영화보다 더 끔찍하다. 지난달 30일 새벽 전남 나주에서 자고 있던 7세 여아를 납치해 성폭행한 고종석(23)도 피해 아동의 이웃사촌이었다. 일용직 노동일을 하던 그는 일이 없을 때면 나주에 있는 친척집을 찾았고, 그때마다 피해 아동의 부모와 친분을 쌓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지난 7월 경남 통영에서 등굣길 초등생 여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점덕(45)도 평소 친절한 이웃아저씨였다. 아버지가 하루 종일 일터에 나가 있던 탓에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던 피해 아동은 평소 김 씨의 집에 찾아가 음식을 먹기도 했다. 범행 당일에도 “학교에 태워주겠다”는 김 씨의 말에 그의 차에 탑승해 참사를 당했다.
성인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12일 오후 인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20대 만삭 임신부를 성폭행한 범인은 동네 주민이었다. 범인은 피해 여성의 집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에서 살던 이웃이었다. 지난 1일 경기도 동두천의 한 연립주택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된 김모(45) 씨는 피해자 부친의 지인이었다.
아동 성범죄의 경우 이웃사람 등 면식범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10건 중 4건 이상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자 동향에 따르면 친족 등 아는 사람에 의한 성범죄 피해가 전체의 46.9%에 달했다. 대검찰청 ‘2011년 범죄분석’에서도 아동 성폭력 범죄의 경우 이웃, 지인 등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27.6%로 집계됐다.
아동ㆍ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을 포함한 전체 성폭력 범죄도 마찬가지다. 경찰청과 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범죄통계에 따르면 강간 및 강제추행 등 성폭력 피의자는 이웃ㆍ지인이 9.7%, 친구·애인 5.6%, 직장 동료 4.0% 등으로 원래 알던 사람의 비중이 높았다.
이웃 및 지인에 의한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범죄 대상에 대한 정보수집이 용이해 범죄를 수월하게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백미순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매년 평균 상담건수가 1200건 정도인데 이 중 85%가 아는 사람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경우다. 특히 아동의 경우는 이웃아저씨가 ‘엄마 아는 사람이니 괜찮다’ ‘어른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위력에도 겁을 먹는다. 폭행을 당하고도 부모에게 말하지 못하고 감추는 경우도 많다”고 우려했다.
<박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