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새누리당 대선 경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후보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경선 초반 노출된 5ㆍ16 역사관 논란을 해소하고, 4ㆍ11 공천헌금 파문의 수습책 마련에 부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선전인 경선과 달리 본선에선 단 한번의 실수가 승패를 가를 수 있어 위기관리에 보다 집중할 방침이다.
▶공천헌금 파문, 朴 특단의 쇄신책으로 돌파=친박계 핵심인 현기환 전 의원이 연루된 공천헌금 파문부터 박 후보가 직접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박 후보는 경선 후보로서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의혹에 대한 공식 사과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왔다.
하지만 20일 이후 박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면 또다른 국면이 펼쳐진다. 자신이 비대위원장 시절 발생한 금품비리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캠프 측의 판단이다. 박 후보가 15일 고(故) 육영수 여사 3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근본적 정치 개혁”을 힘줘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우선 대국민사과와 함께 강도높은 쇄신책을 박 후보가 직접 천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은 16일 “비대위원장으로서 공천심사위원(현기환)을 임명했기 때문에 임명권자로서 사과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점은 당 대선 후보로 링 위에 오른 직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친박계 한 의원은 “경선이 끝날 무렵 수락 연설이라든가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대폭적인 쇄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박 후보는 위기의 순간 강도 높은 쇄신책을 내놓으면서, 분위기를 전환한 바 있다.
최근 비대위 시절, 당명을 교체하고 외부인사로 구성된 비대위를 총지휘하며 총선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 때도 ‘천막당사’를 통해 당쇄신을 주도했다.
캠프 고위 관계자는 “과거 위기때마다 등장한 박 전 위원장의 쇄신은 파격적인 수준이었다”며 “공천파문에도 강도높은 쇄신책을 내놓으면서, 신뢰를 회복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구체적인 청사진으로는 특별감찰관제, 상설특검제의 조기 입법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별감찰관제는 국회 추천 인사를 대통령 친인척 감시 기구에 배치하고 사후 상설특검제로 권력형 범죄를 엄단하는 제도로, 현재 당안팎에 제기되고 있는 금품비리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朴 롤모델, 박정희 전 대통령->엘리자베스 1세 여왕=박 후보가 본선 링에 오르면, 경선 초반부터 야당과 비박 주자들로부터 공격받은 과거사 논란도 최대한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아버지 대신 어머지의 온화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이미지 전략을 차용할 계획이다.
그는 14일 MBC‘100분토론’에서도 자신의 롤모델을 아버지가 아닌 엘리자베스 1세를 거론했다. 존경하는 이유로는 “영국을 파산 직전에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으며, 자기가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남을 배려할 줄 알았고 늘 관용의 정신을 갖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국정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박 후보는 롤 모델에 대한 질문에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의 빼놓지 않았다.
이 같은 발언을 놓고 친박계 한 의원은 “이제 점점 유연해지지 않겠느냐. 안그래도 5ㆍ16 발언으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상황에서, 굳이 아버지를 롤모델로 거론해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감정적인 면모보다 이성적인 모습이 부각된 박 후보에게 따뜻하고 온화한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각인된 육 여사의 모습을 상기시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추도식에서 “우리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고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둘 다 이루면서 꿈을 이뤄갈 수 있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도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게 어머니의 꿈이었고 이제 저의 꿈이 됐다”고 말했다.
▶非朴 끌어안기, 통큰 결단 보일까=박 후보가 대선 주자로 선출된 뒤, 선대위에 어떤 인물을 포진시킬지도 그의 쇄신의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최근에는 일부 비박 주자들과 박근혜 후보간 '해빙(解氷)무드'도 감지된다. 14일 토론회에선 비박주자들의 공격이 한층 수그러들었고, 서로 간 칭찬을 주고받거나 하는 분위기도 흘렀다. 박 후보는 이날 “금도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고, 이에 김문수 후보도 전에 비해 무뎌진 ‘박 때리기’를 취했다.
당 전체가 힘을 모아 대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비박계 주자들은 물론 각계각층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물들을 끌어모아서 보수표는 물론 중도표까지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외부 인사들과 끊임없이 접촉하며, 외연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경선 캠프가 움막이면 본선 캠프는 대궐규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캠프 내 또다른 축인 김종인 위원장은 무조건적인 외연확장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선대위원장 영입설에 대해 “그분이 캠프에 들어와서 특별히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